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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Notch]㉟ 에볼라·사스 잡는 살균 로봇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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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닉스 로보틱스가 개발한 살균 로봇 ‘라이트스트라이크.’ 10분이면 에볼라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살균할 수 있다./사진=제닉스 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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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눈부신 기술 발전이 일어나고 있지만 정작 인류는 치명적인 전염병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홍콩에서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1만4000여명을 감염시키면서 312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2015년 한국을 휩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38명이 죽고 186명이 사경을 헤맸다. 2014년 라이베리아에서 창궐한 에볼라(Ebola) 바이러스로 4500여명 이상이 사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 메르스 등 최근 유행하는 전염병은 감염률과 치사율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병원을 매개로 전파될 수 있어 인류를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수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이 치명적인 전염병의 숙주가 되고 병을 치료하러 간 환자가 병원에서 더 큰 병을 얻을 수 있다는 현실은 전염병 퇴치를 위해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세계 각국의 의료 기관들은 치명적인 병균과 병원 감염병(HAI·Hospital-acquired Infections)을 일으키는 ‘다내성 박테리아(Multidrug-Resistant Organisms)' 등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기존 항생제에도 끄덕없는 슈퍼 박테리아 등이 출현, 전염병과 전면전에 돌입한 의료 기관들의 노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대형 병원들을 중심으로 살균 로봇이 급속히 보급돼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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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병원내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에이즈, 유방암, 자동차 사고 사망자를 합친 수 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병원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들./사진=제닉스 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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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2-D2 닮은 살균 로봇, 10분이면 에볼라, 인플루엔자 살균 ‘OK’
미국 로스엔젤레스 남가주대학(USC) 버듀고 힐스 병원(Verdugo Hills Hospital)은 최근 살균 로봇 ’라이트스트라이크(LightStrike Germ-Zapping Robot)‘를 ‘실전 배치’했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본사를 둔 제닉스 로보틱스가 만든 살균 로봇은 자연 태양광보다 2500배 이상 강력한 자외선(UV)을 방출,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 세포벽을 파괴한다. 세포벽이 파괴된 박테리아 등은 죽거나 번식이 불가능하다.
덕분에 살균 로봇은 에볼라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거의 모든 치명적인 병원균들을 99.9% 죽일 수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NPR)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인기 공상과학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R2-D2를 닮은 이 살균 로봇의 키는 1.2m(4피트). 수술실, 중환자실, 내시경 수술실, 격리 환자실 등은 10분, 화장실은 5분이면 완벽하게 살균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이 10만달러에 달하는 고가 로봇이지만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의 감염을 막을 수 있어 미국, 캐나다, 유럽의 400여개 의료 시설에 보급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페리 지크밴드 미국 성베드로대학병원 감염 방지 책임자는 “혁명적이고 효율적인 살균 로봇 덕분에 환자와 의료진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닉스 로보틱스 뿐 아니라 미국의 블루 오션 로보틱스, 세넥스(Xenex), 트루디(Tru-D) 등 여러 의료 스타트업 기업들이 의료용 자외선 살균 로봇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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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인 치료 시설에서 활동하는 살균 로봇들. 스타워즈에 나오는 R2-D2 로봇을 닮은 귀여운 외양에다 군복 무늬 ‘옷’을 입고 있지만 치명적인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등을 짧은 시간에 죽일 수 있다./사진=제닉스 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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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감염병 잡는 혁명적인 무기”
살균 로봇의 인기는 의료 시설에 서식하는 치명적인 병원균들에 대한 인간의 노출을 막고 효율적이고 안전한 살균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균 로봇이란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어 있지만 귀여운 외모에다 인간 대신 극히 위험한 작업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감염 예방 담당자 등 현장에서 인기가 높아 대부분 애칭이 붙어 있다고 한다.
에볼라, 지카, 메르스 등 전염병 뿐 아니라 최근 병원들의 골치를 썩이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 등 병원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 퇴치에 효과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미국 의료 시설에서 환자 25명 당 1명꼴로 병원 감염이 일어 난다고 밝혔다. 한 해 7만5000명의 미국 환자들이 병원 감염병으로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제닉스 로보틱스는 “매년 병원 감염으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수가 에이즈, 유방암, 자동차 사고 사망자를 합친 수 보다 많다”고 밝혔다.
병원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은 의료진과 환자의 손으로 전염될 수 있고 몇 달 동안 비활동 상태로 생존, 인간의 손으로 하는 청소나 살균 작업으로는 완벽한 방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살균 로봇을 도입한 병원들에서 병원 감염병 발생이 70% 이상 줄었다고 제닉스 로보틱스는 밝혔다.

미국 성베드로대학병원 애미 R. 그램 감염예방 소장은 “살균 로봇 덕분에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등 치명적인 병원 감염병과의 싸움을 한 차원 높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방성수 기자(ssb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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