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EU, '난민 부담' 伊·그리스 달래기?…지원금 확대 약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리스 2억 유로·伊에 1억 유로 추가 지급 계획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달래기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27일 그리스에 체류 중인 난민들의 거주지 지원과 난민들의 필수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그리스 정부에 2억900만 유로의 긴급 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EU가 난민 위기 대처를 위해 그리스에 지원하는 자금은 총 4억100만 유로에 달해 종전 대비 두 배 확대된다.

그리스로의 난민 유입은 작년 3월 EU와 터키가 맺은 난민 송환 협정 이후 터키를 거쳐 시리아 등 중동에서 들어오는 난민 수가 급감하며 크게 줄었으나, 발칸반도 국가가 서유럽행 난민 이동 통로를 봉쇄한 탓에 여전히 6만2천 명의 난민이 그리스에 발이 묶여 있다.

연합뉴스

"독일로 가게 해달라"…시위 벌이는 시리아 난민
(아테네 AFP=연합뉴스) 시리아 난민들이 19일 그리스 아테네 주재 독일 대사관 앞에서 독일로 가는 것을 허용해달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EU는 앞서 25일에는 이탈리아에도 1억 유로의 추가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EU가 기존에 이탈리아에 약정한 약 8억 유로에 더해 1억 유로의 지원금을 난민 위기 해결을 위해 더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 간 총 50만 명의 난민이 도착한 이탈리아에는 올 들어 현재까지도 전체 유럽행 난민의 85%가 넘는 9만3천 명의 난민이 몰렸고, 이탈리아는 이에 따라 난민으로 인한 정치적·사회적 몸살을 앓고 있다.

연합뉴스

리비아 해역에서 구조를 요청하고 있는 유럽행 난민들 [AP=연합뉴스]



EU가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자금 지원을 늘리고 있는 것은 EU 차원의 난민 할당 정책이 동유럽 국가의 반대로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난민 대처에 있어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두 나라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도 로마에서 마르틴 슐츠 독일 사민당 당수와 회담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난민 해결을 위한 유럽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중해에 면해 있다는)지리적인 이유로 난민 위기가 특정 나라에 집중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이 기아와 전쟁을 피해 본국을 떠난 아프리카, 중동발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올 것을 촉구해온 교황청도 유럽이 이탈리아의 난민 부담을 도외시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26일자 지면에서 EU가 이탈리아에 1억 유로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놓고 "지중해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민 비극의 규모를 감안할 때 '빵 부스러기'에 불과한 금액"이라고 논평했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