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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폭스콘이 미국에 공장 세우는 이유?···세금혜택·공급망 구축·애플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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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박수를 받는 폭스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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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폭스콘 공장 미국에 유치" 트럼프 자랑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에 100억 달러(약 11조1300억원) 규모의 액정패널(LCD)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왜 폭스콘은 이처럼 거액을 들여 미국에 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일까.

이유로는 중 미국 측의 통 큰 혜택, 미국 내 안전한 공급망 구축 전략, 애플의 압력 등이 가장 설득력있게 꼽힌다.

▲미국 통 큰 혜택

폭스콘의 대미 투자설은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고 지난 4월 궈 회장과 다이정우(戴正吳) 샤프 사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투자 관련 논의를 한 이후 윤곽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궈 회장의 만남 이후 위스콘신주를 포함해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몇 개 주가 폭스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입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폭스콘은 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이번에 30억달러가 늘어난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위신을 살려주면서 폭스콘은 거액의 '인센티브 패키지‘라는 쏠쏠한 대가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위스콘신주 등으로부터 15년 간 최대 30억 달러 상당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소득세 신용에 따른 혜택으로 15억 달러, 소득세 공제액 13억5000만 달러 등이 포함된다.

백악관 측은 폭스콘을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새 세제 혜택을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세금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열린 발표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궈 회장을 ‘친구이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가들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내 안전한 공급망 구축 전략

폭스콘은 미국 내 안전한 공급망를 구축하기 위해 미국 투자를 고려해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을 이어 온 가운데 미국 공장 설립은 더 필요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궈 회장은 갈수록 증가하는 대형 LCD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중국에서 미국 시장까지 배송하는 것보다 최선의 방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폭스콘 모기업인 대만 혼하이정밀그룹은 지난해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샤프를 35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은 샤프 최대 시장이기도 하지만 아직 현지에서 LCD 패널을 생산하지는 않고 있다.

발표식에서 궈 회장은 “왜 이곳(미국), 왜 지금 공장을 세우려 하는지에 대해 대답하겠다”면서 “TV가 미국에서 발명됐지만 미국에는 LCD 패널 공장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바꿀 것이며 위스콘신에 대한 투자는 폭스콘의 대미 투자 시작”이라고 역설했다.

폭스콘은 성명에서 “이번 투자는 향후 몇 년 미국 제조업을 상대로 할 일련의 투자의 시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의 폭스콘 내부 인사는 “이번 투자를 회사의 글로벌 배치 일환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폭스콘은 패널 산업에 대해 큰 야망을 갖고 있는 것은 이전 투자에서도 확인된바 있다. 폭스콘은 작년 610억 위안을 투자해 광저우에 패널 생산공장을 지었고, 주로 고해상도(7680x4320) 8K 액정 모니터를 생산해 왔다.

폭스콘은 8K TV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해 미국 TV시장에서 자신들의 점유율을 높일 계획으로 파악된다.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모두 선전하는 것이 폭스콘의 꿈이다.

▲애플의 압력

미국 언론은 이번 발표 시점을 주목하면서 애플의 압력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날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에게 미국 내 대형공장 3개 건설을 약속했다고 밝힌 다음 날 이뤄졌기 때문이다.

폭스콘이 트럼프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애플을 위해 미국 투자라는 카드를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대선유세과정에서 "애플이 중국이 아닌 미국 땅에서 컴퓨터와 아이폰을 만들기를 바란다"며 애플에 압력을 가한 적이 있다.

이밖에 지난달 폭스콘의 모기업 훙하이그룹이 도시바 메모리 매각입찰에서 말려나면서 여유 자금이 생긴 점 역시 이번 투자 발표를 가능하게 한 원인으로 예상된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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