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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혜훈의내 인생의 책 ④사람은 무엇으로사는가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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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게 하는 사랑



어릴 적 읽었던 짧은 단편소설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슴에 남아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위대한 문호의 작품답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와 함께, 가장 존경하는 문호를 꼽으라면 나로 하여금 단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톨스토이를 들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신의 명령을 어겨 세상에 떨어진 천사가 신이 내준 세 가지 숙제를 마치고 하늘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남편 없이 혼자 쌍둥이를 막 출산한 산모가 아이들이 엄마 아빠 없이는 살 수 없으니 쌍둥이를 위해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신의 명령을 어기고 잠깐 살려준 것 때문에 사람에게 무엇이 있으며, 무엇이 없고,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를 깨닫기 전까지는 하늘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벌을 받게 된다.

천사는 자신이 벌거벗겨져 세상에 버려졌을 때 따뜻한 옷과 음식을 준 사람에게서 사랑을 보고, 사람에게 있는 것은 사랑이란 것을 깨달았다. 일 년 동안 신을 장화를 맞추러 온 신사가 귀갓길에 사망할 줄 모르는 것을 보고 사람에게 없는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아는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천사는 고아가 된 쌍둥이가 이웃집 부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훌륭하게 성장한 것을 목격하고 쌍둥이는 낳아준 어머니의 보살핌이 아니라 그들을 불쌍히 여겼던 낯선 부인의 가슴 안에 있는 사랑 때문에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위한 걱정 덕분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랑 덕분에 산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한 생각과 노력에 의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의 사랑에 의해서만 산다는 것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평생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다.

<이혜훈 | 바른정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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