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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박진호의시사전망대] 갈 길 바쁜 한국경제, 속 썩이는 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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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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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7월 1일 (토)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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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석유를 수입해서 써야 하는 우리나라. 국제 유가가 너무 올라도 걱정이고 너무 떨어져도 걱정인데요. 최근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하반기 한국 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브리핑, 참조은경제연구소의 이인철 소장이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국제 유가가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 급락 배경부터 짚어주시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 초반까지 추락하면서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 그동안은 OPEC, 석유수출국기구가 카르텔을 형성하면서 원유를 감산해왔습니다. 이 감산 합의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대 중반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원유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서니까 국제유가는 고점 대비 20% 넘게 급락했는데요. 최근에 이렇게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고요. 사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셰일 가스 업체들, 채산성은 배럴당 50달러 수준이 아니냐고 추정이 돼왔죠. 그러나 점차 채굴 기술이 발달하고요. 원가 절감 덕분에 생산 단가가 배럴당 35달러, 40달러대로 낮아졌다는 겁니다. 현 수준의 국제유가 수준에도 수익이 나는 구조라는 겁니다. 또 두 번째가 일부 산유국들의 증산 움직임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OPEC 회원국이지만 내선이다, 송유관이 파손됐다는 이유로 감산 이행 대상에서 제외됐던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대표적인데요. 이들은 원유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늘리다보니까 공급 물량이 더 풍부해진 겁니다. 이러다보니까 OPEC의 카르텔이 예년보다 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최근에 이란도 국제 사회 제재가 풀리면서 원유 생산량 늘리고 있는 추세고. 결국 공급이 초과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내년에는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질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는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국제 유가가 지난 2월에 고점 대비 20% 넘게 급락하니까 전문가들이 잇따라서 올해, 내년도 국제 유가 전망치를 낮추고 있습니다. 통상 유가가 전고점 대비 20% 떨어지게 되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보고요. 역으로 저점 대비 20% 올랐다, 이럴 경우에는 강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하는데. 사실 원유, 상품 시장의 족집게 전망으로 유명한 골드만삭스가 당초 올해 국제 유가는 배럴당 54달러 선까지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유가 전망치를 40달러 선까지 낮췄고요. 또 투자은행인 BOA, 메릴린치 역시 수요 증가가 예년만 못하다. 국제 유가 하락세를 멈추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내년에 배럴당 30달러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맥쿼리의 경우에는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내년 뿐 아니라 2019년도 국제 유가 전망치까지 낮추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처럼 국제 유가 장기 전망이 어두운 것은 바로 이 미국 때문인데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 셰일 가스 생산을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중동의 주요 국가들을 잇달아 제치고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산유국 반열에 올랐다는 겁니다. 셰일 가스 생산 단가가 낮아지면서 OPEC의 카르텔이 깨지고 또 미국은 계속해서 셰일 가스 생산을 늘리면서 공급 과잉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건데요. 이 얘기는 과거에 에너지 가격의 결정의 주도권이 OPEC, 산유국이었다면 지금은 바로 미국이 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일반 우리 라디오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입장에서는 이제는 많이 이해를 하시지만 유가가 떨어지는데 우리가 왜 걱정해야 하느냐는 분들이 아직 있을 것 같아요. 왜 그런 거죠? 떨어지면 위험한 이유가 뭔가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휘발유 가격 내려가는 것 아니냐. 마냥 즐거울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국내 판매되는 휘발유의 세금 비중은 60% 수준인데요.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져도 세금 비중이 워낙 높아서 휘발유 가격 소비자 가격 인하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실제 국내 소비가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국제 유가 하락폭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운 구조고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원유를 수입해서 중간 제품을 만들어 파는 구조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리고 또 수출하죠, 우리가.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된다는 겁니다. 특히나 정유화학 제품의 수출 단가가 급락하면서 수출이 흔들릴 수 있는데요. 실제로 국제 유가가 급락했던 지난 2014년, 2015년이 그랬습니다. 당시 정유 3사는 2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죠. 또 저유가 직격탄을 맞으니까 석유화학, 정유업계 때문에 당시 우리나라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가 국제 유가가 급락하게 되면 산유국의 경기가 위축됩니다. 그러면 국내 주력 수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업, 해양플랜트 부분이 직격탄을 받는데요. 신규 수주는커녕 기발주했던 물량까지 인도 시기를 지연시키거나 아예 주문을 취소하는 경향이 높아집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기름을 파는 중동 국가들의 경기가 나빠지니까 오히려 돈을 안 쓰게 되니까 우리나라처럼 수출하고 건설하는 나라들은 불리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이 무너진다면 우리 경제에 오히려 긍정적이기 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큰일이네요. 지금 이 국면이 사실 금리, 통화 정책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유가 급락이 금리, 통화 정책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전망이 금융시장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예상 외로 큰 폭으로 떨어지니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이 총재는 사실 이미 시장에는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냈죠. 문제는 국제 유가가 더 떨어지게 되면 물가가 하락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기준금리를 무턱대고 인상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습니다. 유가가 내리면 국내 소비자 물가도 하방 압력을 받죠. 그러면 금리를 올릴 요인이 작아집니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보다 뚜렷하게 경기가 개선될 경우 통화 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을 해왔는데요. 이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이 무엇이냐. 바로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에 하나 국제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크고요. 일각에서는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40달러대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수출 금액만 떨어져서 수출액이 다시 감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나마 잘나가던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면 내수 부진과 맞물려서 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가뜩이나 위축된 민간 소비를 얼어붙게 만들고, 가계 대출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 하락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타이밍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최근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한국의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지표가 약간 좋아지는 느낌이 있었고, 그런 보도도 계속 나왔었는데. 유가 급락이 또 난 데 없는 악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정부가 또 부동산 규제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에 경제지표상으로 보면 3% 성장률 회복에 대한 기대감. 조금 회의가 나오는 부분 같은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으로 올해 3%대 경제 성장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추경이 빨리 집행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는데요. 당초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2.6%로 잡았죠. 그런데 이미 지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1.1%로 제로 성장에서 벗어났습니다. 이게 전부 부동산과 수출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추경이 집행되면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0.2% 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올해 3년 만에 다시 3% 성장도 넘볼 수 있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실제로 국내 경제 기관들은 최근에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는 추세도 맞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가 종전에 2.6% 성장률 전망을 2.7%로 올렸고요. 한국금융연구원도 2.5%에서 2.8% 등으로 3%에 가까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는 건데요. 국제 유가 급락과 부동산 규제입니다. 수출과 부동산 경기가 하반기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국제 유가 하락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요. 또 그동안 우리나라 성장을 이끌었던 건설 투자는 하반기에 급감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이제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서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은 성장률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는 건데요. 실제로 노무라 증권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건설 투자가 단기간에 역풍을 맞고 있다. 내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를 경우 부동산은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을 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제 새 정부 경제수장이 임명됐고 지금 업무를 하고 계시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적극적인 정책 효과에 신경을 써야 될 부분들이 있는데. 지금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지금 사실은 이 경제적 측면에서 경제수장이 나왔고 그리고 각종 대기업에 대한 비리를 잡겠다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지금 활발하게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사실 그동안 대기업의 갑질 행위가 다소 진정되는 국면은 있습니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보면 대기업들의 경우 물론 기억하시겠습니다만, 한미 방문한 경제사절단 52명이 갔습니다. 여기에 약 7조 원 가량의 선물 보따리를 갖고 갑니다. 물론 미국의 통상무역을 좀 완화하겠다는 취지는 100번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일자리 추경 11조 2천억 원은 사실은 국민의 혈세, 세금이 계속해서 투입되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만에 하나 미국에 투자되는 7조 원이 국내에 만일 투자가 이뤄진다면 이것은 정말 대학졸업생들, 대학원생, 대졸자들이 원하는 정말 진정한 좋은 일자리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오히려 이런 부분에 대한, 멀리 나간 기업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각종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 유턴하려고 애쓰지 말고. 처음부터. 지금 사실 현대차의 경우에는 해외 생산 비중이 60%가 넘습니다. 현대차에서 만드는 차량 세 대 가운데 두 대가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기업들이 유턴할 수 있도록 규제를 좀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현 정부는 규제를 오히려 강화하는 측면이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은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정부도 많은 생각을 하고 큰 틀에서 생각을 하겠지만. 지금 우리가 외국에 나가서 투자 선심 쓸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참 재벌 기업들이 수출 시장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는 그런 고충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사실 지금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죠. 젊은 사람들이 청년 실업률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모든 정치적 역량을 집중해야 되는 것은 맞지만. 이게 공공기관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민간으로 확산되기 전까지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만에 하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100% 전환하지 않으면 고용부담금을 매깁니다. 여기에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인상하죠, 그리고 대기업에 대해서는 전기세도 산업용은 올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기업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게 국내에서 기업하는 게 맞나? 이참에 오히려 해외로 나가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드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 기자님이 재계 입장에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사실 경제 정책의 목표라는 게 전반적인 경기 활성화 아니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어떻게 보면 약간 진영논리라든지, 이런 것보다는 전체적인 정책 효과를 내다보는 슬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사실 기업들도 지금까지는 굉장히 땅 짚고 헤엄쳤거든요. 대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굉장히 수혜자 아닙니까?

▷ 박진호/사회자:

예. 물론 갑질도 있었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런 선순환이 아직 대기업에서 밑의 가계로 옮겨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대기업도 반성할만한 대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일단 키를 잡고 일을 시작했으니까 지켜봐야 되겠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과 경제 소식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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