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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기고]논산시 농업의 미래, 교육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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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지역(논산)의 들판에 나가 농민들과 대화를 해보면 “답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희망이 없는 현실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푸념이다. 사상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풍년에도 농산물 가격은 하락해 인건비는 고사하고 생산비조차 건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가구당 경지 면적이 매우 좁아 영농 규모가 영세하고, 이촌향도로 인한 노동력 부족 현상과 함께 농업인구 고령화 문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향신문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농림어업조사’ 결과 농어촌의 고령화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경영주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70세 이상 42만1000가구(39.4%), 60대 33만9000가구(31.7%), 50대 22만9000가구(21.4%) 순으로 조사됐다. 불과 1년 만에 60세 이상 경영주는 2.2% 늘었고, 경영주 평균연령은 66.3세로 0.7세 증가했다.

또한 농업환경도 그리 녹녹하지 않다. 농산물 시장개방에 따라 경쟁력이 악화되었으며, 유통구조가 복잡해지고 농산물의 시장가격이 불안정하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는 우리 농민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는 것이, 그동안 관세 인하가 없어도 해마다 값싼 중국 농수산물 수입은 급증해왔고, 이를 고려할 때 FTA를 발판으로 중국 농수산물이 대량으로 들어와 국내 농수산업이 막대한 피해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한·중 양국 무역에서 우리나라가 줄곧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유독 농수산업은 일방적으로 적자를 보여왔다. 때문에 FTA 발효로 중국 농수산물에 대한 개방 폭이 넓어지면 그에 따른 농산물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이 발표한 FTA 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한·중 FTA 발효 후 20년간 농림업과 수산업은 각각 연평균 생산이 77억원, 104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20년간 예상되는 농림·수산분야 피해액은 농림업 1540억원, 수산업 2080억원 등 총 3620억원이다. 쌀 등 주요 농산물이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일부 재배업 품목과 가공 농산물 수입 증가로 농림업 분야는 연평균 750만달러 규모 교역 수지 악화가 예상됐다. 한마디로 내우외환의 위기가 우리 농업의 현실인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촌에 재건과 농업의 체질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근본적인 대안은 영농 후계자의 육성, 경영 규모의 확대와 절대 경지 면적의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농업 기술의 개발 및 보급, 농산물의 품질 개선, 유통 구조의 개선, 정확한 농업 정보의 제공, 우리 농산물의 고급화와 가공식품 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2007년 논산딸기산업대학으로 걸음을 뗀 논산 농업기술센터의 농업대학은 영농 발전의 새로운 기반 구축을 선도할 농업인 육성이라는 간절한 염원을 안고 출범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인력 양성만이 경쟁시대를 이겨나갈 수 있다’는 판단과 생각이 옳았음을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주고 있다. 첫해 1개 과정 28명에 불과했던 학생은 2017년 5개 과정 170명으로 양과 질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우리 지역(논산) 농업인들의 호응과 열정은 가히 폭발적이라는 반증이다. 그동안 1000여명의 졸업생이 교육을 기반으로 하여 부농의 꿈을 키우며 학문적 토대를 실전에 반영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는 리더로 선도적인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는 농업후계인력 육성과 농업인 교육기관으로의 기능을 강화하고 친환경 육성을 위한 지도사업을 적극 확대 추진하여 농업인과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이 되도록 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다양한 교육을 받은 농업인은 연간 500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주목된다. 농업인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우리 지역은 농산물 시장개방 압력에 시달리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농업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농업기술센터의 다양한 교육은 농민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높은 열의와 어려움을 돌파하는 자신감으로 무장케 하는데 일조했으며, 농업인의 교육 참여를 위한 배려 차원에서 야간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삼는다’는 말이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교육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습득하는 값진 경험을 갖고 있다. 전쟁의 상처와 ‘보릿고개’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1950∼60년대의 세계 최빈국 상황에서 지금은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으로 우뚝 선 것은 바로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라는데 다른 의견이 없이 공감할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원천 또한 교육의 힘인 것이다.

이렇게 교육은 대·내외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농업을 재건할 원동력이며, 현장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처럼 배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찬 농업인들이 있기에 우리 지역 농업인의 미래는 밝다. 현재 농촌현장에서는 농업인 교육이 지역농업의 새로운 꿈이요 희망이라 말한다. 농업에 종사만 하여도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고 농촌에 살아도 대접받는 세상을 농업인 교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재식 논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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