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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23>백 번 말해도 꿈쩍 않는 직원들, '상징 행동'으로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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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민

가전업체 나 사장은 고민이 생겼다. 매주 조회에서 품질 경영을 외치지만 직원들이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해도 그때뿐 실제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직원이 나 사장의 말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을까.

전자신문

▲오늘의 성공스토리

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70% 이상은 직원 변화에 실패한다고 한다. 경영 구루인 짐 콜린스는 이럴 때 '상징 행동(Symbolic Action)'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어니스트 섀클턴은 혹한의 날씨 속에서 대원 27명을 이끌고 남극점 정복에 나섰다. 남극점을 불과 155㎞ 남겨 두고 식량 부족 문제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도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전문가는 '강력한 팀워크'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섀클턴이 탐험하면서 가장 걱정한 것은 팀원 간 분열이었다. 구성원 가운데에는 과학자·예술가 등 너무도 다양한 사람이 섞여 있었고, 만약 이들이 하나가 되지 못한다면 위험천만한 남극에서 모두 죽음을 맞을 수도 있었다. 섀클턴은 무엇보다 팀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상징 행동'에 담아 표현했다. 먼저 팀원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우리는 한 배를 탄 동지입니다”라고 말하며 손에 든 면도칼로 자신의 머리를 삭발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팀원은 그가 얼마나 절절한 마음으로 팀워크를 강조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팀원 가운데 몇 명이 동참하더니 결국 팀 전원이 삭발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동지애를 나누게 됐고, 그 후엔 개인 행동을 한다거나 쓸데없이 다투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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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상징 행동'은 열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다. 실제로 경영자 가운데에도 이처럼 직원의 변화를 끌어낸 사례는 꽤 있다.

최종양 이랜드 대표는 중국의 한 백화점을 시찰하다가 자사 제품에 흠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패딩코트는 두께가 일정치 않았고, 속단추는 잘 달리지 않았다. 모직코트 박음질도 고급스럽지 않았다. 고급화 전략으로 한국보다 4배나 더 비싸게 옷을 팔고 있는 시점에서 이것은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최 대표는 담당 직원에게 문제가 된 두 종류의 코트를 모두 회수해 오라고 지시했다. 그러고는 직원 200여명을 모두 강당으로 불러 모았다.

영문도 모른 채 불려 나온 직원들은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벌당 60만원에 팔리는 코트가 강당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손에 든 가위로 코트 하나를 싹둑싹둑 자르기 시작했다. 그는 불량 제품은 회사 전체 문제이고,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라 하더라도 고객의 외면을 받으면 한순간에 망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직원에게도 남은 코트를 모두 자르게 했다. 몇몇 직원은 자신이 직접 만든 코트를 차마 자르지 못해 고개만 푹 숙이고 있기도 했고, 어떤 직원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후로는 어땠을까? 직원들은 각오를 다졌고, 이랜드는 중국에서 진정한 명품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상징 행동을 했다. '양보다 질'이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 주기 위해 1990년대 초반에 자사에서 만든 불량 전화기 15만대를 모조리 때려 부수고 태우기도 했다. 낙하산을 만드는 모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불량품을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직원이 만든 낙하산을 자신이 직접 메고 하늘에서 뛰어내린 적이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권위 의식을 버리고 소통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회의 시간에 상석이 아닌 직원 자리에 앉는 등 파격 행동을 하기도 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당신도 직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직원의 실천까지 끌어내고 싶다면 여러분의 메시지를 상징 행동으로 바꿔 보자. 행동에서 진심을 느낀 직원들이 여러분이 말하는 대로 움직일 것이다.

정리=이윤정 IGM 글로벌 응용센터 주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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