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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두 뺨에 콕콕콕… 숨기지 않아 더 매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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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살린 화장법 인기]

발랄하고 풋풋한 이미지 강조

옅은 화장으로 주근깨 드러내고 일부러 그리거나 문신하기도

영화 '라라랜드'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에마 스톤(29)은 '주근깨 미녀'로 불린다. 콧등과 뺨에 넓게 퍼져 있는 주근깨를 화장으로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주근깨를 앞세워 사춘기 소녀처럼 천진난만한 매력을 뽐낸다.

숨겨야 할 '잡티'나 콤플렉스로 여겨졌던 주근깨가 메이크업의 새 유행으로 떠올랐다. 에마 스톤처럼 주근깨를 그대로 드러내거나 아예 그려넣기도 한다. 주근깨는 뺨이나 팔 등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피부 부위에 생기는 황갈색 작은 반점으로 백인에게 가장 흔하다. 사춘기 때 많아지고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다.

티 없이 매끈한 피부만을 선호했던 과거에는 두꺼운 화장으로 가리거나 피부과 미백·레이저 시술로 주근깨를 벗겨 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두꺼운 뿔테 안경에 후줄근한 모자 티셔츠, 운동화 차림으로 대표되는 '너드 룩(nerd look)'이 유행하자 주근깨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한 분야에 좁고 깊게 빠진 어수룩한 괴짜(nerd)들이 IT 업계를 중심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시대를 이끌어가는 '역할 모델'이 되면서 주근깨처럼 서툴고 촌스럽고 답답해 보이는 스타일이 오히려 유행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로런스(27)나 에마 왓슨(27)도 주근깨가 보일 정도로 화장을 옅게 해 개성으로 소화한다. 입술과 눈 화장은 진하게 해도 주근깨만큼은 또렷하게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도 걸그룹 레드벨벳, 가수 현아 등이 얼굴에 주근깨를 일부러 그려넣고 무대에 올라 엉뚱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화제를 모았다. 패션쇼에 서는 모델이나 화보를 촬영하는 남녀 배우가 소년·소녀처럼 풋풋하면서도 장난기 넘치는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얼굴에 주근깨를 찍는다.

실제로 유튜브에선 얼굴에 '가짜 주근깨'를 그려넣는 '주근깨 메이크업' 영상이 국내외 가리지 않고 수백 개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얼굴에 입체감을 주는 볼 연지(블러셔)를 뺨과 콧등에 바르고 밝은 톤의 황갈색 아이섀도를 다양한 크기로 피부에 골고루 찍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사춘기 소녀처럼 미숙하면서도 건강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매일 주근깨를 그려넣는 불편을 덜기 위해 미국에선 '주근깨 문신'도 등장했다. 타투숍에서 한 번 시술 받으면 2년 정도 지속되며 주근깨 개수와 크기, 모양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한다. 시술비는 1회에 200달러 정도. 한 시간쯤 걸린다. 미국 CBS 뉴스는 최근 주근깨 문신에 대해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화장 유행 중 하나"라고 전했다.

강진주 퍼스널미용연구소장은 "과거에는 돈과 시간을 투자해 피부를 백옥처럼 가꾸고 짙은 화장을 해서 여성스러움을 강조해야 아름답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결점을 당당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여성의 매력으로 평가받는 시대"라며 "외국 배우들에 대한 선망, 1970~80년대 복고풍 패션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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