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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대구 최초 예술영화 전용관 25년 만에 문 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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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로 26일부터 휴관 돌입

대표 “재개관해도 명칭은 변경”

직원 다섯 명 권고사직 종용받아

지역 문화계 “사실상 폐관” 반발

중앙일보

지난 2015년 4월 김주성 현 대표가 동성아트홀을인수한 당시 영화관 내부 전경. [사진 여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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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최초의 예술영화 전용관 동성아트홀이 경영 악화로 25년 만에 폐관 위기를 맞았다.

김주성 동성아트홀 대표는 27일 “동성아트홀 영화 상영을 잠정 중단하고 무기한 휴관한다”고 밝혔다. 동성아트홀은 지난 26일부터 영화 상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추후 재개관하더라도 동성아트홀이라는 명칭 대신 완전히 새로운 명칭으로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성아트홀이란 이름 자체를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역 문화계는 반발하고 있다. 동성아트홀은 그동안 정부 지원금과 시민의 후원금을 받은 곳인데다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내린 기습적인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등 30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지역문화예술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휴관 후 명칭변경’이라는 표현은 김 대표가 ‘폐관’을 선언한 것”이라며 “동성아트홀이 사전에 어떠한 공론의 장도 거치지 않고 급작스럽게 폐관 국면을 맞이하게 된 상황을 마주하니 황당하고 허무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성아트홀의 경영악화는 2억5000만원의 과도한 리모델링 비용, 영화관과 연관성이 부족한 4층 공간의 공사 등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인수 당시 예술영화전용관의 공공성을 인지하고 있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성아트홀에서 근무하고 있던 다섯 명의 직원도 일괄적으로 권고사직을 종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아트홀은 대구지역 예술인들에겐 특별한 곳이다. 상업영화관이 아닌 대구 최초의 예술영화 전용관이라는 상징성이 있어서다. 동성아트홀은 배사흠 전 동성아트홀 대표가 재산 3억을 들여 대구 최초 소극장인 ‘푸른극장’을 인수하면서 1992년 개관했다.

일년에 200편 이상 예술영화를 상영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나, 2009년부터 멀티플렉스들이 예술영화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영악화가 시작됐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백경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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