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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폭염 피해 늘지만, 예측력 낮아…인공지능 도입 정확도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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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문 연 폭염연구센터 센터장 유니스트 이명인 교수

경향신문

이명인 폭염연구센터장이 27일 유니스트 제4공학관 10층 자신의 연구실에서 폭염 연구의 필요성과 연구센터 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니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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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인 유니스트 폭염연구센터장(도시환경공학부 교수)은 27일 “기후변화가 점점 심해지면서 일상적인 날씨예측보다 폭염과 열대야 같은 위험한 기상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방향으로 예보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연구센터는 기상청이 향후 9년간 지원하는 ‘특이기상연구사업’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26일 문을 열었다.

이 센터장은 “1973년 기상관측 이후 2014년까지 폭염은 주로 6월부터 8월까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5월과 9월에도 폭염이 잦아지면서 피해도 갈수록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폭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한반도 폭염의 생성과 유지 그리고 소멸에 대한 학술적 이해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폭염 발생의 과학적 원리 규명과 기상예측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날씨예측을 위해 ‘수치예보 모델’을 개발하고 슈퍼컴퓨터로 하루 최고·최저 기온을 예측한다. 이를 토대로 2일 이상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예측되면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이면 폭염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이 센터장은 “하지만 수치예보 모델만으로는 폭염과 같은 특이기상에 대한 중·장기 예측이 어려워 폭염 발생 3일 이전부터는 실용적 수준의 예보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과 8월 예보 사례를 보면 폭염 발생 3일에서 10일 이전에 발표된 중기예보는 폭염의 이른 종료를 예측했지만 크게 빗나갔다”면서 “이는 한국 기상청의 문제라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기상예측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보 기술이 발달한 일본에서도 1주일 이전에 발표하는 중기예보의 정확도는 68%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폭염 발생의 원인으로 넓게 보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한반도 인근 해수면 상승, 북극 해빙의 급속한 감소 등을 들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적으로도 고층빌딩 증가, 녹지 감소, 에너지 사용 증가 등이 폭염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폭염연구센터는 이를 감안해 폭염 발생 전 단기예보로 짧게는 3일 전에, 중기예보로 길게는 2주 전부터 폭염이나 열대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인공지능을 일기예보에 도입하고, ‘고해상도 전산유체역학 모델링’을 활용해 현재 수치예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한다”면서 “융합 예보기술을 확보하면 도시 규모별 폭염 발생을 비롯한 각종 기상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 연구는 유니스트 소속인 이 센터장을 비롯해 경북대·대구과학기술원·전남대·부경대 등 5개 대학 교수 6명이 분야별로 참여한다.

단기예측 연구는 민기홍 경북대 교수와 차동현 유니스트 교수가, 장기예측 연구는 이 센터장이 담당한다. 또 폭염의 장기 변동성 진단 및 미래변화 연구는 윤진호 대구과학기술원 교수와 정지훈 전남대 교수가 진행하고, 도시융·복합 연구는 김재진 부경대 교수와 임정호 유니스트 교수가 맡는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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