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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샘킴표 친환경 레시피'로 아이들 건강 지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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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친환경급식 홍보대사 된 스타 셰프 샘킴]

초등학교서 자연주의 '쿠킹 스쿨'… 내년부턴 식단도 직접 만들 예정

"채소, 직접 기르고 요리해 보면 거부감 줄고 건강한 맛 알게 돼"

"오늘 만들 음식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가지를 이용한 '가지 그라탕'이에요. 토마토소스와 모차렐라 치즈를 넣어서 애들이 좋아하는 피자와 비슷한 맛이 나게 했죠. 몸에 좋은 재료를 먹이려면 일단 아이들에게 익숙한 맛을 내야 합니다."

'쿡방' 열풍을 이끈 스타 셰프 샘킴(40)이 분홍색 어린이용 안전칼을 들었다. 지난달 서울시 친환경급식 홍보대사로 위촉된 그는 22일 서울 강북구 송중초등학교를 찾아 '샘킴과 함께하는 달리는 쿠킹스쿨'을 열었다. 학교 급식용 식재료를 활용해 하루 2회씩 총 50여명의 아이와 함께 요리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메뉴는 가지 그라탕과 버섯 샐러드였다. 그는 "가지를 아예 안 먹는다던 아이도 직접 만들고 나면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다'면서 신기해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서울시 친환경급식 홍보대사를 맡은 샘킴은 “어렸을 때부터 식재료를 기르고 음식을 만들어보면 ‘좋은 음식’을 판단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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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TV 프로그램에서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면서 자연주의 요리 연구가로도 알려졌다. 올해는 홍보대사로 아이들과 요리 수업을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학교 영양사들과 협업해 직접 친환경 급식 식단을 짤 예정이다. 서울시내 초등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 그가 식단을 짠 급식을 먹게 되는 것.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넣고 싶어요. 또 단체 급식에선 아무래도 시판 소스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고 싶습니다. 맛은 비슷하지만 훨씬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개발하겠습니다."

샘킴은 4년 전부터 경기도 김포에 40평 규모의 텃밭을 마련해 직접 농사를 지었다.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가장 신선할 때 수확해 레스토랑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종류도 쌈채소부터 미니 양배추, 토마토, 허브류까지 다양하다. 그는 "올해는 해가 너무 뜨거워서 호박이 다 타버렸다"면서 "이번 주엔 아들이 심어달라고 부탁한 민트 화분을 밭에 옮길 예정"이라고 했다. 주말엔 일곱 살짜리 아들이 농사 도우미로 나선다. "틈날 때마다 같이 가서 채소가 자라는 모습도 보고 물도 주다 보면 채소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죠.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식재료를 접해서인지 어떤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먹어요."

24시간 레스토랑에 매달려 있던 샘킴이 농사를 짓고 자연주의에 뛰어든 것도 아들 덕분이었다. 간을 줄이고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이유식을 직접 만들면서 이를 레스토랑 신메뉴로 내놓기도 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급식 식단을 짜게 돼서 기뻐요.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였습니다." 건강한 음식을 해먹이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학부모를 위해 조언도 남겼다. "좋은 재료를 선별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해요. 채소는 굽기만 해도 달아지고, 오징어는 구우면 담백해지는 것처럼 자연주의는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야 하거든요."

최근 그는 방송 촬영차 미국 중학교의 요리 수업 현장을 방문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기른 채소를 급식에 바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충분히 한국에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채소를 기르거나 요리를 하면서 아이들이 얻는 성취감과 자기 만족감이 크다"면서 먹거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래된 식습관을 순식간에 바꿀 순 없겠죠. 하지만 '이렇게도 먹을 수 있구나' '이런 음식이 건강한 음식이구나'를 하나씩 깨닫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음식'을 판단하는 능력이 생길 겁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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