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런 때 양국 정상 사이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이가 바로 주한 미국대사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불과 이틀 앞둔 오늘까지도 그 자리는 비어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한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지난 1월 20일 귀국한 후 오늘까지 158일째 공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태 후임자를 지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작년 11월 초 당선 후 한 달도 안 돼 공화당의 거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0년 지기인 테리 브랜스태드를 주중 대사로 지명했다. 주일 대사로는 올해 초 월가의 금융인 출신 윌리엄 해거티를 지명했다. 하지만 주한 대사는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지금 당장 지명을 해도 상원 인준 절차까지 마치려면 몇 달이 더 걸릴지 알 수 없다.
한미동맹은 역내 안정의 린치핀(핵심축)이라는 미국 정부가 이토록 오랫동안 주한 대사 자리를 비워 놓는 건 납득할 수 없다. 이러니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어나는 것이다. 리퍼트 전 대사는 전임자(성 김) 귀국 후 6일 만에 부임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한미 간 사드 배치와 통상 문제를 비롯해 온갖 민감한 현안들이 쌓이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소통과 공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주한 미국대사를 하루라도 빨리 지명해야 한다. 그 자리가 비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양국 조야에서 동맹의 결속을 해칠 상호 불신과 오해의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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