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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전시장 찾은 래퍼들의 ‘스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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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헤이즈·블랙핑크 등 앨범 발매하며

전시회와 팝업스토어 열어

아트워크, 음원 부스 등 운영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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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하우스스튜디오에서 열린 ‘스펙트럼 오브 헤이즈’ 전시회. 헤이즈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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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들이 공연장을 벗어나 전시회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래퍼 헤이즈는 26일 오후 6시 앨범 (비 오는 모습을 시각화한 앨범 제목)을 발매하면서 앨범 발매일까지 3일간 전시회 ‘스펙트럼 오브 헤이즈’(Spectrum of Heize)를 열었다. 쏘냐 리 작가의 아트워크에 발매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부스, 작업 공간 등을 만들어 넣었다. 발매일 저녁 쇼케이스도 이 공간에서 열었다. 엠넷의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도 시즌6 첫 방송 전 ‘쇼미더머니 스튜디오’(SMTM STUDIO)를 29일까지 2주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에이에이(aA) 디자인 뮤지엄’에서 연다. 지난 시즌들을 총정리하는 전시회로 참여 래퍼들이 결과 발표를 듣는 희열의 순간 등을 포착한 사진이 전시된다. 지난해 래퍼 화지가 전시회를 열어 <지쏘>(ZISSOU) 앨범 발매를 알렸고, 자신의 앨범 재킷을 직접 그리는 것으로 알려진 빈지노는 예술적 동지(아트크루·IAB STUDIO)들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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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의 팝업스토어 오픈 광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블랙핑크는 지난 22일 ‘마지막처럼’ 음원을 발표하면서 홍대 주변 와우산로에 팝업스토어도 오픈했다. 팝업스토어에는 블랙핑크가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의상, 가사를 적은 패널을 전시하고 뮤직비디오를 상영한다. 팝업스토어는 일정 기간 공간을 점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전시회’ 형식의 상점인 셈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014년부터 전국에서 위너, 아이콘, 에픽하이 등 소속 가수들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해왔다. 와이지는 전시회도 여러 차례 마련해왔다. 지드래곤은 2013년 2집 발매 때 전시회 ‘지드래곤 스페이스 8’, 2015년 국내 미술가 14팀과 협업한 전시회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를 개최했다. 지난해 대림미술관 부근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는 ‘빅뱅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석달간 개최했다.

<쇼미더머니> 홍보팀에서는 “명품 브랜드는 협업 전시를 통해 자신의 상품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 가수들도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예술 작품을 끌어들인다. 요즘 가수들이 이러한 ‘공간 마케팅’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시회 의도를 밝혔다. 앨범 발매 기념 전시회와 팝업스토어에는 언제나 ‘포토존’이 마련된다. 일반 전시회장의 미술 작품이 촬영 금지인 데 비해 이들 전시회는 ‘촬영 환영’이다. ‘힙합’의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친화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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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의 송민호와 아이콘의 바비가 결성한 유닛 그룹 ‘맙’(MOBB)은 특별 프로모션으로 지난해 9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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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분야만 미술 쪽으로 확장을 꾀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올해 초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는 그라피티를 전시하는 특별전 ‘위대한 낙서’를 개최했다. 특별전은 “(힙합의) 두건을 쓰고 도시의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던 젊음들이 꿈틀거리는 몸짓으로 쏟아내는 언어들, 기호들, 그 리듬, 그 흔적들이 새 시대의 예술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건물 벽을 낙서로 더럽히는 ‘반달리즘’에서 시작된 ‘그라피티’가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것과 비슷하게, 거리의 음악이었던 힙합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예술적 ‘스왜그’(자신의 고유한 멋을 부림)를 부리고 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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