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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대학을 말하다] '열린 교육의 場' 방송대 제2의 인생, 날개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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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재학생 2인

- 의사의 도전

中 의료 진출 위해 중어중문과 재학

최신 정보·인적 네트워크 등 '장점'

- 프로 게이머의 도전

게임 개발자 진로 결정… 기초 다져

시간·장소 구애없이 콘텐츠 활용

18세부터 65세.

국제연합(UN)은 2015년 '청년'의 나이를 이렇게 정의했다. 중년은 79세까지로 봤다. 사회 활동 기간과 기대 수명의 연장, 산업계 및 의료 기술의 급격한 발전 등을 반영한 개념이다. 평균 기대 수명이 82.2세(2015년 기준·OECD 평균 80.8세)인 한국인도 긴 안목으로 인생 전략을 세워야 하는 시대가 됐다. 나이에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거듭하는 건 이젠 드물지 않은 일이 됐다. 다음 인생을 위한 교육 시장도 커지고 있다. 국립 방송통신대학교(방송대)엔 연간 10만여 명(2013~ 2016학년도 평균)이 새롭게 입학 지원을 하며 제2, 제3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의사도 준비하는 제2의 인생

인공지능(AI)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문직을 가진 이들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요즘 신봉영(52)씨가 두 가지 모습으로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낮엔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의사로 일하고, 밤에는 방송대 중어중문과 3학년 학생이 된다. 신씨는 지난 2004년 개인 의료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중국으로 수차례 현지답사를 갔다가 벽에 부딪혔다. 서툰 언어와 부족한 현지 정보, 인적 네트워크의 한계 때문에 사업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혼자서는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쉽지 않았다. 체계적인 언어 학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급한 마음에 어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웠지만, 체계적 시스템 없이 학업 의지를 이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떠올린 곳이 방송대 중어중문과다. 중간·기말고사 등을 통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 막상 다녀보니 더 큰 장점이 있었다. 네트워크다. 300여 명의 선후배와 동기로 구성된 오프라인 스터디 그룹과 교수를 통해 학업적 자극을 받고 다양한 최신 중국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어학 공부를 위해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론 사업 네트워크 확장 및 각종 여행 준비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다수 방송대 재학생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전국 1800여 개의 스터디 모임과 65만명에 이르는 졸업생과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장점으로 꼽는다. 신씨는 "요즘은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으니 계속 공부해야 한다.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게임 개발자로 거듭나는 프로 게이머

남보다 빨리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도 또 다른 삶을 구상하며 대학을 찾는다. 올해 방송대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한 임정현(27)씨는 한때 스타크래프트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프로 게이머였다. 고교 졸업 전인 2007년 프로게임 팀에 입단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더 안정된 직업을 찾기 위해 2013년 은퇴를 결심했다. 그러나 별다른 기술 자격증이나 대학 졸업장이 없는 임씨에게 선택지는 넓지 않았다. 고민이 이어졌다. 그러다 지인 추천으로 알게 된 방송대가 전환점이 됐다. 입학 이후 그는 게임 개발자로 진로를 정하고 '열공' 중이다. 임씨는 "공부 자체가 익숙지 않아 강의를 반복해 듣는 방식으로 기초부터 하나씩 배우고 있다. 게임을 그만둔 이후 끊임없이 미래를 걱정했는데 방송대에 다니며 비로소 답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 방송대는 IT 기술 발달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확립 중이다.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각종 디지털기기에서 U-KN OU+(유노우플러스) 앱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현재 제공 중인 강의는 700여 개 과목 1만4000여 개에 이른다. 재학생들은 최근 1년 동안만 19만4000여 건의 강의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자기주도학습을 하고 있다. 모두 30만원대의 저렴한 등록금 내에서 가능한 일이다. 김외숙 총장 직무대리는 "더 큰 세상을 향해 도전을 계속하는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방송대 졸업생'이 전문성과 성실성을 갖춘 인재의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①방송대 중어중문과 재학생인 의사 신봉영씨./ 방송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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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 동아리 활동과 실습 수업./방송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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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방송대 미디어영상학과 동아리 활동과 실습 수업./방송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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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방송대 컴퓨터과학과 신입생이 된 전(前) 프로 게이머 임정현씨./방송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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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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