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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자영업자 빚 520조…금융당국 점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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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새 200조 증가, "금리 높은 2금융권 대출 규모 크게 늘어"

8월 가계부채 대책에 자영업자 부분도 포함

세계파이낸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한국은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데 부동산 경기나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 자영업자 빚이 우리 경제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6일부터 농·수·신협과 산림조합 단위조합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현장점검에 돌입한다.

금감원은 상호금융권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개인사업자 대출 등으로 취급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올해 5월말까지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은 2%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20% 넘게 급증했다. 5월말까지 상호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34조원으로 가계대출 잔액인 230조원의 7분의 1 수준이지만 최근 폭증세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들의 전체 빚 규모는 520조원으로 은행권 빚이 360조원, 제2금융권이 160조원이다. 전체 대출중 개인사업자대출이 320조원이고 나머지는 가계대출이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2015년말 460조원에 비해서는 12%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속도(11%)를 넘어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2년 말 300조원대였던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말 520조원까지 200조원 넘게 폭증했다.

자영업자 대출엔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빌린 사업자대출, 사업자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자영업자가 받은 가계대출, 사업자대출을 받지 못한 영세 자영업자가 받은 가계대출이 해당된다. 여기에 자영업자의 외화대출, 할부, 리스 등도 포함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영업자 부채 증가율이 작년 가계대출 증가율인 11%보다 높다"며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규모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시중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거나 경기가 악화된다면 자영업자 대출이 우리 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대출금리가 0.01%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연간 520억원가량 늘어난다. 시중 금리는 벌써 들썩이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제시 이후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0.01∼0.02%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가장 많이 쏠린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베이비붐세대(50~60대)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은퇴 후 월세소득을 위해 그동안 모은 목돈에 빚을 얹어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을 임대하고 월세를 받는 임대사업자로, 미래 급여소득이 불투명해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관계 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중소기업부(현 중소기업청)는 오는 8월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에 자영업자 부분을 담을 예정이다다. 금융위는 자영업자 대출에 여러 대출이 섞여 있는 만큼 각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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