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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그 여름 가장 뜨거웠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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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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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다리던 여름방학이지만, 마사오는 홀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만 하기에 전혀 즐겁지 않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역시 집을 나간 후 소식을 알 수 없어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마사오. 어느날, 엄마의 주소를 발견한 마사오는 집을 뛰쳐나와 엄마를 찾아 나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지만, 친절한 이웃집 아줌마는 전직 야쿠자 남편 기쿠지로를 마사오와 동행시킨다. 그때부터 기쿠지로와 마사오의 좌충우돌 엄마 찾기 여행은 시작된다. 마사오보다 더 철이 안 든 기쿠지로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동안 불안감은 가중된다. 엄마를 찾기는커녕 닥치는 모든 상황을 즐기기 일색인 기쿠지로의 모습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게 만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쿠지로의 생각과 행동도 변해간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듯 보이는 마사오에게 동정과 애정을 느끼게 된 기쿠지로는 본격적으로 마사오 엄마 찾기 프로젝트에 발벗고 나선다. 무일푼인 이들은 갖은 방법으로 차를 얻어 타고 끼니를 때우고 잘 곳을 마련한다. 이 모습들은 ‘기쿠지로의 여름’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이다.

마사오의 순수함과 기쿠지로의 계략(?)이 일궈낸 일상의 기적들. 더군다나, 누구나 쉽사리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그들과의 발칙한 경험담은 어쩌면 마사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이자 성장의 동력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기쿠지로와 마사오의 우정 이상의 감정은 마치 아버지와 아들 같은 느낌도 전한다. 결국 둘은 한여름 가장 뜨거웠던 경험을 뒤로 한 채, 이별한다. 나이를 초월한 우정과 동행을 담은 ‘기쿠지로의 여름’은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특유의 위트와 감동 요소들로 채워진 힐링 영화다.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기의 감상을 적극 추천한다.

[최다함(최따미) 광고대행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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