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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기존 포털과 차별화 개방성 더 강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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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내부정보 우선’ 기존 포털과 달리

내외부 웹사이트 차별하지 않고

가장 정확한 정보 찾아 연결해줘

시작 페이지 점유율 국내 3위에

연말 더 진화한 ‘줌닷컴2.0’ 선봬



출범 한돌 ‘줌닷컴’ 정상원 부사장

“네이버와 다음이 독과점하고 있는 포털이 ‘레드오션’ 분야인 것은 맞죠. 하지만 그 업체들이 ‘인터넷의 대문’이라는 포털의 본래 의미에 충실한지를 두고서는 여러 의문이 있잖아요. 그런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며 ‘줌닷컴’을 만든 것이고, 첫해치고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것 같습니다.”

‘개방형 포털’을 표방하는 줌닷컴(zum.com)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줌닷컴의 첫 생일이었던 지난 21일 <한겨레>와 만난 줌닷컴 정상원(37) 부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운영해본 결과, 정보를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가져와 가둬놓고 그 정보들만 먼저 보여주는 기존 포털들과 더욱 차별화하고, 개방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신생 포털’ 줌닷컴의 가장 큰 특징은 포털의 애초 의미인 게이트(관문) 구실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첫 화면에는 ‘투데이’(날씨와 주가 등), ‘즐겨찾기’(포털과 금융기관 등), ‘쇼핑’(온라인 장터들) 등 카테고리별로 이용자가 자주 찾는 사이트들이 앱(애플리케이션) 모양으로 배치돼 있다. 배치는 개인이 취향에 따라 조정할 수도 있다. 이용자마다 원하는 웹사이트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첫 화면을 꾸며놓은 것이다.

줌닷컴은 ‘검색줌’, ‘아하줌’, ‘뉴스줌’ 등 세가지 서비스 영역으로 나뉘는데, 여기서도 개방이 대원칙이다. ‘검색줌’의 경우 내외부 차별 없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찾아 연결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정 부사장은 “포털들이 초기에는 ‘부동산’을 검색하면 공신력 있거나 유명 부동산 업체 홈페이지를 안내했지만, 지금은 자기네 부동산 코너로 연결해준다”며 “이런 독점이 바로 포털들이 욕을 먹는 이유 아니냐?”고 말했다. 포털의 주된 수익원이기도 한 검색 점유율과 관련해서는 “올해 6월 0.47%에서 7월 0.5%, 8월 0.6%, 9월에는 주간 단위로는 0.7%대까지 올랐다”며 “검색시장 규모가 1조8000억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지식인(iN)에 해당하는 ‘아하줌’의 경우도, 가장 정확한 외부 답변을 찾아 링크를 걸어주는 방식을 선호한다. 만약 아이가 아픈 증상을 물으면, 해당 증세를 설명해주는 대학병원 홈페이지를 가장 먼저 안내하는 식이다.

다만 ‘뉴스줌’은 자체 편집을 거쳐 노출할 뉴스를 정한다. ‘해당 언론사로 연결해주는 네이버 서비스가 개방형이고 자체 편집을 거치는 것은 폐쇄형 아니냐?’고 묻자, 정 부사장은 “개방과 방치는 다르다”며 “낚시성, 광고성 기사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자체 뉴스팀에서 선별한 기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치적 사안은 꼭 양쪽 의견이나 주장을 함께 보여준다”며 “선발 업체들이 뉴스와 관련해 어떤 (정치적인) 논란을 겪었는지 잘 아는 만큼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방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레드오션’ 시장에 뛰어든 지 1년, 열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의미를 평가받고 있다는 게 줌닷컴의 판단이다. 웹사이트 평가 사이트인 랭키닷컴 자료(18일 기준)를 보면, 줌닷컴은 우리나라 전체 사이트 가운데 점유율 19위이고, 포털 중에서는 네이버·다음·네이트·조인스엠에스엔(MSN) 뒤를 이은 5위다. 또 코리안클릭(5월) 조사 결과, 시작페이지 점유율이 5.77%를 기록해 네이버와 다음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료 백신 ‘알약’을 설치하면서 줌닷컴을 시작페이지로 설정하도록 하는 등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의 지원이 많은 구실을 했지만, 한때 간판스타였던 야후코리아와 드림위즈가 존재감을 상실하고 케이티(KT)의 우산 아래 있던 파란닷컴이 문을 닫은 점을 고려하면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물론 아직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다. 정 부사장은 “올해 매출이 6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손익분기점 대비 70% 수준”이라며 “내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가장 큰 목표고, 올해 연말께는 좀더 개방적이고 빠르고 정확한 ‘줌닷컴 2.0’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100명이 넘는 직원을 이끄는 경영자치고는 젊은 편(94학번)이어서 그 비결을 물었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 1998년 병역특례로 이스트소프트에 들어와 개발자로 일하다가 그냥 눌러앉아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운 좋게 (병역특례) 회사를 잘 고른 거죠.”(웃음)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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