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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포털부터 금융권까지...'오픈API'로 생태계 구축 경쟁 불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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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박근모 기자] 최근 IT기업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API, 오픈API라는 것을 무료로 서비스 제공하겠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API를 제공해줄께'가 아니라 '우리 API 좀 사용해주세요'로 바뀌고 있다.

자신들이 자금과 시간, 인력 등을 투입해서 만들어낸 기술 혹은 기능을 왜 무료(또는 일부 유료)로 제공한다는 것일까. 결과적으로 무료로 제공해도 될 만큼 돈이 되기 때문이다. 무료로 제공하는 오픈API를 통해 자사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구축된 생태계에서 나오는 수많은 정보는 기업들의 수익의 원천으로 되돌아온다. 현재 다양한 분야의 많은 기업들이 오픈API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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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PI를 통해 SW 생태계 구축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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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구축을 위한 첫걸음, 오픈API

사전적으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말하는 것으로 애플리케이션의 프로그래밍을 위한 인터페이스(물건을 조작하기 위한 디자인), 즉 프로그램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포털 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포털에서 사용하던 것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을 해주는 기능이다.

초창기 API는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댓가로 요금을 받는 제품의 일종이었다. 4차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이런 환경에 변화가 생겨났다. ICBM(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보가 곧 힘이 되고, 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는 점을 애플의 '앱스토어' 생태계를 보며 알게된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오픈API다. API가 기존에 사업자가 자신들이 개발한 기능을 그대로 가져다 쓰도록 했다면 오픈API는 사용자는 직접 해당 기능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응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카카오나 네이버가 오픈API 형태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는 누구나 해당 지도 정보를 자신의 블로그나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해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적용 사례를 살펴보자면, 카카오 아이디나 네이버 아이디를 통해서 가입하지 않았던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 했던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카카오나 네이버의 로그인 정보를 오픈API로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는 것이다.

정성열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파트장은 오픈API를 제공하는 이유로 "자사 서비스 확대를 위한 목적이 첫번째"라며 "오픈API 제공을 통해 SW 생태계 확장을 통한 서비스 제공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IT 기업들 중 친숙한 네이버, 카카오, NHN엔터 등은 서비스 초창기부터 오픈API를 적극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각각 수십종에 달하는 오픈API를 제공하며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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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허브를 통해 오픈API를 제공 중인 NHN엔터 (자료=NHN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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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확산으로 날개를 단 오픈API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들도 오픈API를 통핸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이다. 특히 송정희 소프트웨어융합학과 특임교수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산업은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모든게 이뤄진다"고 지난 24일 공공 클라우드 설명회에서 말한 것처럼 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IBM 블루믹스, 구글 클라우드 등은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기능의 오픈API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만 API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오픈API를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며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일종의 미끼 상품 역할도 겸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오픈API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없다면 쓸 수 없었던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서비스 등도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통한 오픈API의 확산이 본격화 되면서 이제껏 흔히 봤던 로그인, 검색, 지도, 캘린더, 메모 등 단편적인 API 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번역(네이버, 구글, MS), AI(MS, AWS, IBM, 구글), 빅데이터 분석(MS, AWS, IBM, 구글), 챗봇(MS, AWS, IBM) 등 기존에는 쉽게 사용하지 못했던 기술까지도 사용자는 오픈API를 통해 원하는 서비스로 재구축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금융, 보안 솔루션 등 기존에는 보안과 안정성 등을 이유로 외부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들 조차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의 오픈API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SK인포섹 관계자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산업 환경이 재편되고 있다"라며 "현재 보안 솔루션을 SeCaaS(클라우드서비스형보안) 형태로 제공 중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오픈된 형태인 오픈API로 제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우윤정 NHN엔터테인먼트 수석은 "내부에 있는 좋은 기술을 더 많은 외부 개발자들을 통해 공유하고자 오픈API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오픈API를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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