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2 (목)

몸 낮춘 SK하이닉스 지분 투자로 전략 수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 ‘4파전’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입찰



경향신문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 2차 입찰이 지난 19일 마감된 가운데 한 남성이 일본 도쿄 시내에 설치된 도시바 광고 설치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가 경영권 확보가 아닌 지분 투자로 ‘입찰 전략’을 변경했다. 일본 투자자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자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기술을 해외 기업에 내주는 것에 대한 일본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 데다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반독점 규제에 걸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1일 블룸버그통신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감된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2차 입찰 결과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 등 4개 진영으로 가닥 지어졌다. 현재까지는 KKR과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이끄는 이른바 ‘미·일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KR 컨소시엄은 인수가격으로 1조8000억엔(약 18조2000억원)을 써냈다. 최고 금액은 아니지만, 일본 민관펀드가 투자에 참여해 일본 정부의 지지를 얻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미국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은 2조2000억엔(약 22조3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훙하이도 참여했으나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입찰에 나섰다. 가격은 1조엔(1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KKR 컨소시엄이나 브로드컴에 밀리지만 도시바 경영진도 참여하는 인수 방식을 제안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의 지분 51%를 베인캐피털이 사들이고 나머지는 도시바 경영진이 보유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설립하는 특수목적회사(SPC)에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로 참여한다. 경쟁국 기업에 핵심 반도체 기술을 내주는 것에 대한 반감을 고려했다.

도시바와의 계약에 성공하더라도 미국과 중국 등에서 독점금지법을 근거로 기업결합을 반대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경영권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에도 출자를 타진할 방침”이라고 보도해 향후 일본 투자자 포섭에도 적극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도시바와 협력관계에 있는 웨스턴디지털(WD)이 미국 국제상공회의소에 도시바 메모리 매각 중지를 요구하는 중재를 신청했고, 도시바가 추가 입찰도 검토할 계획을 갖고 있어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