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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먼저 탈출하라" 구조 순서 양보했던 다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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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허다윤양 유해 확인]

세월호 수습 유골 치아 감정… 신원 확인된 미수습자 2명으로

조선일보

지난 16일 세월호 선체에서 수습된 유골이 단원고 허다윤양으로 확인된 19일 허양의 아버지 허흥환씨가 목포 신항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 앞에 걸린 딸의 사진 앞에서 고개를 떨구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세월호 선체에서 발견된 유골이 미수습자 중 한 명인 단원고 2학년 허다윤(당시 18세)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발생 1129일 만이다. 이에 따라 신원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미수습자는 단원고 고창석 교사에 이어 2명으로 늘었다. 지난 13일에는 단원고 조은화양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으며, 최종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3층 객실(3-6구역)에서 발견한 유골 9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감정을 진행했다. 방사선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치아와 치열은 허다윤양의 치과 진료 기록부와 일치했다. 해수부는 같은 구역에서 발견된 다른 유골에 대해서는 계속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가 꿈이었던 다윤양은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애교 많은 막내딸이었다.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엄마를 걱정해 집안일을 척척 해내곤 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해 아버지 허흥환(53)씨에게 종종 "면도 잘하라"는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허씨는 세월호 인양 현장을 찾을 때마다 면도를 하고 딸을 맞을 준비를 했다.

당초 다윤양은 어려운 집안 형편을 걱정해 수학여행을 가지 않으려 했다. 그런 다윤양의 손에 수학여행비 33만원을 쥐여주며 다독여 보낸 엄마는 아이의 등을 떠민 게 평생 마음의 한이 됐다. 평소 큰 소리를 내지 않고 항상 남을 생각하는 성격이었던 다윤양은 참사 당일에도 친구들에게 "먼저 탈출하라"며 구조 순서를 양보했다.

이날 다윤양의 아버지 허씨는 딸의 신원 확인 소식을 듣고 "'다행이다'는 말을 쓰기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7명이나 있다"며 "우리 다윤이도 온전하게 돌아온 게 아니니 일단 기다려 봐야 된다"고 말을 아꼈다.

현재 미수습자 9명 중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는 신원이 공식 확인되지 않은 조은화양을 비롯해 단원고 학생 남현철·박영인군, 교사 양승진, 일반인 권재근·권혁규 부자와 이영숙씨 등 7명이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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