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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정도영업으로 미국 4위 증권사가 된 에드워드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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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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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37] 증권사 영업직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높은 성과급을 받는 금융인이라는 긍정적인 모습도 있지만 과도한 영업 스트레스와 함께 고객에게 과도한 주식매매를 유도한다는 부정적인 모습도 있다. 그런데 미국에 이런 방식의 증권 영업과는 완전히 반대의 길을 걸으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한 기업이 있다. 지난 3월 포천이 발표한 일하기 좋은 기업 100개사 중 5위에 오른 미국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다.

1922년 설립돼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드워드 존스는 약 4만3000명의 직원을 가지고 있으며 매출은 67억달러(약 7조5800억원)에 달한다. 계좌 숫자 기준으로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메릴린치에 이어 미국 증권사(브로커리지) 중 4위다. 지점 수로는 가장 많다. 놀라운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 대형 증권사(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망하는 와중에도 계속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존스가 다른 증권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1지점 1영업사원 제도다. 미국에서는 개인의 재무에 관련된 자문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영업사원을 재무자문사(FA·Financial Advisor)라고 한다. 에드워드 존스는 하나의 지점에 1명의 FA와 이를 지원하는 1명의 지원인력만 두고 있다. 다른 증권사가 많게는 한 지점에 15명의 영업사원이 있는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같은 회사의 직원과 경쟁을 하느라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와의 경쟁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에 고객에게 훨씬 더 집중할 수 있다.

에드워드 존스는 판매하는 금융상품도 단순하다. 일반 주식 매매를 중개하는 것 외에 주식형 펀드와 채권 등 아주 기본적인 상품만을 판매한다. FA에게 높은 수수료를 안겨주는 구조화상품, 파생상품, 헤지펀드 등을 판매하지 않는다. 에드워드 존스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하지 않으며 FA가 자신의 계정으로 거래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영업사원이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고객을 희생시키는 구조를 막기 위해서다.

에드워드 존스가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드워드 존스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개인 투자자만을 고객으로 한다. 그리고 개인고객이 장기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고 노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회사의 사명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반드시 고객의 얼굴을 보면서 만나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 고객의 수익률과 성공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들은 기업고객과 외국인을 위해 개미들을 희생시킨다고 생각한다. 또 잦은 매매를 통해 수수료만 받아간다고 믿는다. 에드워드 존스는 정도를 걷는 영업방식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었고 이것이 장기적인 성공의 비결이었다.

에드워드 존스는 고객만을 위하는 회사는 아니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최고의 회사다. 포천지 순위에서 보여지듯이 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직원 1명에게 평균적으로 100시간의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체 직원의 7.5%가 20년 이상 근무한 장기 근속자다. 그만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에드워드 존스는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상장하지 않은 합자회사(Limited Partnership)다. 에드워드 존스를 소유한 존스 파이낸셜 컴퍼니는 에드워드 존스의 현재 직원들과 은퇴한 직원 1만9000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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