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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일본 방문 최태원 SK회장, 도시바 인수 고삐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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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디지털 측과 접촉이 인수의 기로가 될 듯

세계파이낸스

일본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요카이치 공장.


24일 일본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의 판도를 SK하이닉스에 유리하게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검찰 수사에 따른 출국금지 조치가 4개월 만에 풀린 뒤 첫 해외방문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를 위해 다각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 회장이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을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차 입찰 실시 이후 도시바를 처음 방문한다"면서 최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의 주력 거점인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공장에 투자와 고용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도쿄에 도시바 인수추진반을 운영하면서 그룹 수뇌부와 긴밀한 연락을 통해 인수를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해왔다.

최 회장은 이번 방문 기간 중 도시바의 오랜 반도체사업 파트너인 웨스턴 디지털(WD)과 접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반도체기업인 WD는 2000년부터 도시바 욧카이치공장에 투자하는 등 수년째 도시바와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도시바에 독점 협상권을 요구하는 등 영향력 행사에 나서고 나섰다. 최 회장은 이에 따라 현재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롱 WD CFO(최고재무책임자) 등과 만나 제휴를 제안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만약 최 회장이 WD와 협상에서 성공할 경우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서 유리한 교두보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업계 2위의 탄탄한 위상을 확보한 반면 낸드플래시 업계에서 4∼5위에 그친다.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의 원조이자 현재 시장 2위인 도시바를 놓칠 경우 급성장이 기대되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후퇴할 수 있다.

특히 현재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대만의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의 연합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로선 도시바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크지만, 도시바가 이들 경쟁사에 넘어갔을 때 받을 충격이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절박하게 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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