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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fn이사람] 노래도 '業' 박정하 현대오일뱅크 울산지사 차장 "가수 데뷔… 영업 열정 덩달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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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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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각박한 세상에서 힘겨워하는 중장년층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기쁨은 제 회사생활에도 큰 활력소입니다."

현대오일뱅크 울산지사에 근무하는 박정하 차장(46·사진)은 '프로 가수'로 활동하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정유사 영업맨이면서 전문 가수의 길을 병행하는 박 차장의 '이중생활'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4년 입사 후 줄곧 울산에 근무했던 그는 2010년 창원으로 발령이 나 가족들과 떨어져 지냈다. 퇴근 이후나 주말을 무료하게 보내던 박 차장은 동료의 권유로 통기타 동호회에 가입하게 됐다. 어린 시절 가수를 꿈꿨던 박 차장은 "처음 모임에 참석하던 날 20여년간 손 놓았던 기타를 다시 친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설?다"며 "녹슨 실력으로 망신을 당할까 걱정도 컸지만 주변의 칭찬에 큰 힘이 됐다"고 기억했다.

짧은 창원근무를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와서도 새로운 음악동호회에 가입해 연주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는 "마음이 통했던 회원들과 6인조 밴드를 결성하고 기타와 건반을 맡았다"며 "나중에 보컬을 맡은 회원이 빠지면서 노래까지 맡게 됐다"고 전했다. 박 차장이 몸담은 동호회 'X-file'은 지역사회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3년 10월 울주군 봉계 한우불고기 축제가 박 차장의 삶을 바꿔놓았다. 축제 일환인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서 X-file이 예선과 본선을 거쳐 대상을 차지한 것.

이후 주말마다 박 차장의 밴드는 각종 지역사회 무대에 서게 됐고 소문을 듣고 서울에서 찾아온 음반제작자로부터 음반 제의까지 받게 됐다.

박 차장은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라 실감이 안났다"며 "게다가 음반 제작과정에서 우리나라 최고 기타리스트인 함춘호씨가 전곡 기타 연주를 해주는 행운까지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박 차장의 1집 타이틀곡 '날개'는 각박한 세상에 힘들어하는 중장년층들을 위한 노래였다.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은 뒤 박 차장의 삶도 변화했다. 그는 "가수 데뷔 이후 많이 웃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영업맨으로서도 열정이 덩달아 커졌다"고 흐믓해했다.

2집까지 낸 박 차장은 지난해 9월 강릉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주최 '퀸즈 파티' 무대를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꼽았다. 퀸즈 파티는 여성 주유소 경영인들을 위한 자리였다. 그는 "현대오일뱅크 직원이라 그런지 여성 경영인들의 박수 갈채가 진심으로 와닿았다"며 "내 노래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만큼 보람있는 일은 없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슬픈 노래보다는 밝은 노래를 많이 부르려는 게 박 차장의 목표다. 현재 그는 바쁜 업무 속에서도 3집 앨범 준비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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