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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SNS 관리하넥, 어렵지 않슨!˝ 페이스북 좋아요 50만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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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관리하넥, 어렵지 않슨!˝ 페이스북 좋아요 50만 비결은?

최근 몇 년간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는 강력한 PR/마케팅 창구로 급부상했다. 기성 미디어는 나날이 영향력이 줄어드는데 마케팅 비용만 상승하자, 그 대안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메시지를 확산시킬 수 있는 SNS에 주목한 것. 특히나 게임업계는 주요 타겟층이 곧 SNS 활동이 가장 활발한 세대인지라 이러한 욕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덕분에 요즘은 페이스북 페이지 없는 게임사를 찾기가 더 힘들 지경인데, 실상 제대로 굴러가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어떻게 해야 유저가 ‘좋아요’를 누르고 콘텐츠를 공유해줄지 뚜렷한 ‘방법론’이 없기 때문. 난다 긴다는 홍보전문가도 “SNS 어려워”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기자도 게임메카 페이스북을 관리 중인데 솔직히 더는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넥슨 페이스북 페이지는 선망의 대상이다. 구독자가 무려 56만이 넘으며 콘텐츠를 올렸다 하면 '좋아요'가 수만씩 나온다. 물론 넥슨이라도 처음부터 페이스북 페이지가 잘나갔던 것은 아니다. 수많은 유저들의 ‘따봉’을 받기까지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4월 26일 판교에서 열린 NDC 2017 현장에서 넥슨 홍보실 조금래 PD의 강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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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DC 2017 강단에 오른 넥슨 홍보실 조금래 PD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빠르고 강렬하게, 트렌디한 ‘병맛’을 활용하라

넥슨 페이스북 페이지를 들어가면 첫 인상부터 뭔가 좀 이상하다. 유려한 게임 로고나 원화가 걸려있어야 할 상단 배너에 그림판으로 그린 듯한 다소 조잡한 그림이 보인다. 업계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가 모여있는 회사에 이거 하나 그려줄 사람이 없었을까? 실은 이 그림이야말로 넥슨 페이스북의 운영 기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금래 PD는 “인터넷에서 쓰이는 표현 중 ‘좋은 글이군요. 물론 읽지는 않았습니다’가 있죠.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보는 순간은 출퇴근이나 등하굣길입니다. 피곤에 찌든 이들은 길고 심각한 내용을 원치 않아요. 30초에서 1분 이내에 소화할 수 있는 빠르고 강렬한, 무엇보다 웃긴 콘텐츠가 최적입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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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너부터 범상찮은 넥슨 페이스북, 구독자가 56만 명 이상 (사진출처: 화면 갈무리)

가령 신작 홍보를 위해 공식 트레일러를 제작한다면, 당연히 멋진 모습만 담아낼 테고 그러다 보면 내용은 뻔하고 무거워질 것이다. 그래서 넥슨 페이스북은 아예 상단 배너에서부터 진지함을 벗어버리고 ‘병맛’을 내세웠다. 친근함을 무기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게임에 대한 정보를 거부감을 최소화하며 퍼트리기 위함이다.

일례로 무협 MMORPG ‘천애명월도’ 테스터 모집 영상은 ‘효과음 장인 BJ’ 콘셉으로 온갖 방정맞은 언변을 섞으며 게임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미 아프리카TV나 트위치를 통해 이러한 방송에 익숙한 유저들은 선선히 영상을 받아들이고 게임에 관심을 가졌다. 페이스북을 통한 테스터 등록자 유입 수는 22만으로, 네이버 광고를 통한 3만 회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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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뭔가 싶지만 네이버 광고급 효과를 본 영상이다 (사진출처: 화면 갈무리)

요즘 대세는 무엇? 인터넷에서 ‘유머 코드’를 찾아라

그렇다면 트렌디한 ‘병맛’은 어디서 찾을까? 센스는 타고난다는데 머릴 싸매도 좋은 기획이 떠오르지 않으면 어쩌나. 하지만 조금래 PD는 아이디어는 인터넷에 산재해있으니 잘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원자가 넥슨 게임 캐릭터를 코스프레한다는 설정의 공채 홍보영상은 당시 유행하던 ‘철도대학 면접 후기’라는 유머글을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혹은 유저들이 보내온 메시지나 서로간의 대화를 보며 힌트를 얻기도 한다. 넥슨 홍보담당자가 회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다 뒤통수를 맞는 영상은 “게임사는 정말 회사에서 게임해도 되요?”라는 메시지에서 출발했다. 또한, 넥슨 게임 캐릭터가 넥센 타이어로 출근한다는 영상은 정말로 사람들이 번번히 두 회사를 헷갈려 하는데 착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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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께선 아직도 아들이 타이어 만드는줄 아신다고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큰 인기를 끌었던 ‘발 로스’ 시리즈는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으로 그림을 그리고 댓글로 올리는 뉴미디어 시대의 문화를 분석한 결과다. 흔하디 흔한 ‘잘 그린’ 팬아트를 뽑는 이벤트가 아니라, 반대로 ‘발로 그린’ 그림을 올려달라고 했다. 이를 위해 조금래 PD가 직접 화가 ‘밥 로스’처럼 분장하고는 “참 쉽죠”를 남발하며 괴발개발 그림을 그리는 영상도 선보였다.

이러한 콘텐츠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하나같이 도달과 노출 지표가 100만을 넘었으며 댓글이 줄을 이었다. ‘ㅋㅋ넥슨 입사하고 싶다ㅋㅋ’에선 기업 이미지 개선이, “오늘 오랜만에 할래? 보스돌자’에선 자연스러운 게임 홍보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조금래 PD가 가장 좋아하는 칭찬은 “X발 미X놈들ㅋㅋㅋㅋㅋㅋㅋ”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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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벤트는 그 자체로 재미있어야 한다는 조금래 PD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페이지를 방문하는 유저의, 유저에 의한, 유저를 위한

다만 세상 모든 업체에게 이러한 ‘병맛’ 코드가 어울린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고가의 명품 브랜드라면 그에 걸맞은 품격도 필요할 터이다. 여기서 핵심은 자신이 관리하는 페이지에 주로 방문하는 유저가 어떤 이들이며, 무엇에 관심이 있고 이러저러한 문화를 향유하는지 집중하고 그것을 수시로 콘텐츠에 대입하라는 것.

조금래 PD는 넥슨 페이스북 페이즈를 찾아주는 유저가 거의 대부분 게이머, 그것도 넥슨 게임을 오래 즐긴 코어층이 많다고 파악했다. 그래서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유머 코드를 콘텐츠에 녹여내고, 가끔은 자학 개그도 하며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물론 여러 게임을 서비스하며 잡음도 생기고 가끔 험악한 댓글도 달리지만 가능한 유저와 소통하려 노력한다고.

끝으로 페이스북 담당자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조금래 PD는 본래 SNS 운영자로 입사했으나 현재는 프로듀서 직함을 달았다. 운영자와 PD의 차이는 단순히 페이지 관리에 주안점을 두느냐, 아니면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냐에 달렸다. 그는 앞으로 자신과 같은 SNS 전문가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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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종일관 유쾌한 강연에 계단까지 청중이 들어찼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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