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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씬짜오’ 베트남 여성의 말걸기] 이주민과 한국 대통령 선거 / 원옥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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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원옥금
재한베트남공동체 대표


한국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국인으로 귀화한 후 네번째 대통령 선거입니다. 그동안 제가 투표했던 분이 대통령으로 뽑히기도 했고 그렇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진심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또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이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대선은 저처럼 한국 국적을 갖고 선거권이 있는 이주민뿐 아니라 투표권이 없는 이주민들도 아주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한국 땅에 살고 있는 한 정치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주민들은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지도자가 이주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이주민 정책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편적인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통령이라면 한국 국민뿐 아니라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의 인권도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정책과 법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이주민을 차별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꿔 나가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이주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많이 힘듭니다. 특히 아시아계 이주민들은 더 힘이 듭니다.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무지가 만들어내는 이주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의 시선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결혼이주여성들도 노골적인 차별뿐 아니라 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장벽과 마주하며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는 것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좀더 평화롭고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따듯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것이 한국인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겠지요. 그리고 그런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들도 더불어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지난겨울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위해 나서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보았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그 촛불에 담긴 소망들이 이루어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그런 분이 대통령으로 뽑히기를….

국민을 위한 정책이 있어도 여러 조건이 안 맞아서 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주민으로서 다음 대통령이 적어도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보았습니다.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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