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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중국 대양굴기에 성큼...첫 국산항모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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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 중국 다롄조선소에서 진수식이 열린 '001A'형 항공모함.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이다.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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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6일 첫 자국산 항공모함을 진수시키며 대양굴기(大洋?起)의 꿈에 한걸음 다가섰다. 이로써 중국은 2012년부터 실전운용중인 랴오님(遼寧)함에 이어 복수의 항공모함을 가진 해군 강국의 대열에 진입했다.

중국 해군은 이날 오전 9시(한국 시간 10시)쯤 중국선박중공업 다롄(大連) 조선소에서 항공모함 ‘001A’형의 항공모함 진수식을 거행했다.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뱃머리의 샴페인 병을 망치로 깨뜨리는 이벤트가 이어지는 동안 항공모함 주변의 선박들은 일제히 기적을 울리며 자국산 항모의 탄생을 축하했다. 이어 조선소 독크에서 견인돼 인근 부두에 정박한 신 항모는 앞으로 2년 안팎의 추가 건조 작업을 거쳐 남중국해 전진 기지인 하이난성 산야(三亞)에서 취역할 예정이다. 이 때 명명될 새 항모의 정식 명칭으로는 산둥(山東)함이 가장 유력하다.

이 날 진수식에는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군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설이 나돌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불참하는 등 비교적 간소하게 진수식이 거행된 것은 최근의 미ㆍ중 협력 관계와 미국 항모 칼빈슨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와 있는 정세 등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초 이번 진수식은 중국 해군 창건기념일인 23일 실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진수에 적합한 만조기를 골라 사흘 늦춰졌다.

이번 항모는 중국이 자체 설계와 기술로 제작한 첫 항공모함이란 데 의미가 있다. 항모 독자 제작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7개국이다. 중국 최초의 항모 랴오닝함은 옛 소련이 운용하던 바랴그 함을 우크라이나로부터 사들여 개조한 것이다. 따라서 실전용 본격 항모로는 여러가지 제약 사항이 많았다.

중국은 랴오닝함의 선체를 모델로 국산 1번 항모 001A 를 새로이 설계하고 2013년 11월 건조에 착수했다. 외관은 랴오닝함과 비슷하지만 갑판을 넓히고 설계 단게에서부터 공간 효율성을 높여 함재기 탑재 능력을 키웠다. 그 결과 젠(殲)-15 함재기 36대를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랴오닝함보다 12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첨단 레이더와 전자설비를 탑재한 것이 신 항모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중국 해군장성 출신의 전문가 리제(李杰)는 “랴오닝함은 무기 시스템과 함재기를 똑같이 중요시한 반면 새로운 항모는 함재기 기능 강화에 집중한 미국 항모 스타일을 적용했다”고 분석했다. 대만 중앙통신(CNA) 은 “신 항모의 전투력은 랴오닝함의 6배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2013년11월 건조를 시작한 001A는 길이 315m, 너비 75m에 최대속도 31노트를 내는 만재배수량 7만t급의 중형항모로 디젤 동력을 채택했다.

베이징의 군사 소식통은 ”주요 해군 강국의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새 항모의 총체적인 역량은 영국의 퀸엘리자베스 급 항모와 동급이거나 약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랴오닝함은 주로 교육 훈련용으로 사용하고 신 항모는 남중국해에서 실전 배치하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을 할 예정이다. 베이징의 군사 소식통은 ”중국의 전력이 10대의 항모전단을 보유한 미국에는 못미친다 해도 항모 전력이 없는 주변국이나 남중국해 영토를 놓고 분쟁중인 동남아 국가들에겐 위협적인 전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대만해협과 한반도 주변 서해에서 작전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전 랴오닝함을 대만해협으로 보내 통과시킴으로써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국산 신항모 이외에 완전히 독자적인 설계의 3호 항모를 상하이 인근의 장난창싱(江南長興)조선소에서 건조중이다. 케터펄트 발진 방식을 채택하는 등 보다 본격적인 항공모함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3번 항모는 2021년께 진수할 예정이다. 중국 해군은 1949년 창건 이래 연해 방어 위주의 황수(黃水ㆍyellow water) 해군에서 영해와 영토를 수호하는 녹수(綠水ㆍgreen water)해군에 이어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남수(藍水ㆍblue water) 해군으로의 변신을 추구해왔다. 장기적으로는 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6척의 항모를 보유해 미국에 버금가는 원양대군으로서의 전력을 갖추고 서태평양의 제해권을 장악한다는 게 목표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은 항모 외에도 최근 수년간 매년 20척의 군함을 실천 배치하며 해군력을 급속히 팽창시키고 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보다 668억위안 늘어난 1조211억위안(168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위안선을 넘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예영준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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