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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왕이 만난 조태열 "강제북송 없도록 협조해달라"…국내외 우려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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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서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갖고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최근 대남 공세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서도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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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장관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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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건설적 역할 하겠다"



조 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에 대해 왕 위원은 "중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담은 만찬까지 더해 약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외교부는 조 장관이 이날 "북한이 통일을 부정하며 남북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짓고 위협적 언사와 각종 도발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두 국가론'을 앞세우며 남측을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또 "북한이 러시아와 불법 군사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북·러의 선 넘은 밀착을 줄곧 방관하는 중국의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문제도 제기하는 원칙론을 보여줬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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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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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거리 좁혀야"



조 장관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아직도 여파가 지속되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에 대해서도 "문화 콘텐트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양국 젊은 세대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아닌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난관이 있더라도 세심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어 "고위급을 포함해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와 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왕 위원의 방한을 초청했다. 이에 왕 위원은 "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화답했다. 왕 위원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방한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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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산책하는 모습.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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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또 "양 장관이 조만간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6~27일 서울에서 개최를 추진 중인 3국 정상회의의 일정이 조만간 공식 발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양 장관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정세, 미·중 관계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중요"



한편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 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 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며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이제는 경제 협력의 속도와 규모 측면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양국 간 신뢰를 쌓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 장관은 이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도 긴밀한 소통"을 하기로 했는데, 2021년 요소수 사태와 같은 공급망 위기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선 한·중 간의 신뢰 구축이 필수다.

한·중 경제 협력에 있어 '양보다 질'을 당부하는 듯한 조 장관의 발언은 이날 오후 중국에 진출한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나왔다.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한·중 간 높은 상호 의존성은 그간 양국 경제가 동반 성장하고 번영하는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위험을 안고 있다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중국 시장의 리스크가 있다면 거기서 오는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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