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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최태원 주문 통했다…SK이노, `화학`덕에 영업益 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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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딥체인지'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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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올해 1분기 1조원이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에 매출 11조3871억원과 영업이익 1조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0%, 19% 증가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2분기 이후 3분기 만으로 SK이노베이션 역사상 세 번째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을 때는 대부분 정유 부문 호황에 따른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화학과 윤활유 등 비(非)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50%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최태원 SK 회장이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할 수 있다"며 사업 구조부터 기업문화까지 모든 것을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유·통신 중심인 SK그룹이 최근 들어 반도체·화학 등으로 중심을 옮기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는 변화다.

SK그룹 석유·화학 부문 중간지주인 SK이노베이션의 사업 구조는 크게 △정유(SK에너지) △화학(SK종합화학 등) △윤활유(SK루브리컨츠)로 나뉘어 있다. 매출만 놓고 보자면 정유사업 부문이 전체의 7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화학과 윤활유 부문은 각각 20%와 6%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 실적은 주로 석유사업 부문 실적에 따라 출렁거렸다. 일례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던 2011년 1분기와 2016년 2분기에는 영업이익 내 정유 부문 비중이 각각 60%, 55% 수준이었다. 반대로 석유 부문 실적이 좋지 않으면 화학·윤활유 부문 비중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이때는 대부분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크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석유 부문 실적이 저조했던 지난해 3분기에는 전체 영업이익(4149억원) 중 화학과 윤활유 부문 비중이 99%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화학 부문에 투자하면서 그 결과로 이제는 사업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얘기다. 올해 1분기 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이처럼 확대된 것은 지난해 대규모 정기 보수를 마친 데다 주요 제품 스프레드(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가 커진 덕분이다. 일례로 파라자일렌(PX·폴리에스테르·페트병 원료)은 지난해 4분기 t당 364달러였지만 올해 1분기 390달러까지 올라섰다. 높아진 마진 덕분에 화학 부문만 따지고 보면 영업이익률 19%로 석유 부문(6%)이나 윤활유 부문(13%)보다 좋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분기로 예정된 에틸렌·파라자일렌 설비 정기 보수 등을 감안할 때 실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화학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조원 규모 투자를 화학·석유개발·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 2월 다우케미컬의 접착제수지 사업(EAA) 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다우 EAA 사업 인수는 6월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다우·듀폰 합병이 늦춰지면서 계약 종료도 늦춰졌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외에도 추가적인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배터리사업 강화다. 전기차 배터리는 지난 3월 생산설비를 기존의 두 배 이상인 3.9GWh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2020년까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50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다른 화학사 실적도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1분기 매출 6조4867억원과 영업이익 7969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로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으로는 6년 만에 최대치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부문에서 사상 최대인 73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덕분이다. 오는 27일 실적을 공개하는 롯데케미칼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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