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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바닷물에 삭아버린 가방…한 푼도 못 쓴 용돈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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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류품 1주일간 253점 발견…입구 5곳 추가 확보

경향신문

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씨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안산 단원고 고 백승현군의 여행용 가방(왼쪽)과 백군의 부모가 “맛있는 거 사 먹으라”며 용돈으로 쥐여준 5만원. 임영호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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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탑승자들의 소지품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한 남학생의 낡은 지갑에는 “수학여행지에서 쓰라”며 부모가 준 5만원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해양수산부는 수색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진출입로 5곳을 추가로 확보했다.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24일 “1주일 동안 진행된 세월호 내부 수색을 통해 탑승객들의 유류품 253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루에 많게는 30여점 넘게 발견되고 있는 유류품은 신발, 옷가지, 여행용 가방, 휴대전화 등이 대부분이다. 지난 22일에는 단원고 2학년8반 고 백승현군의 여행용 가방이 가족에게 인계됐다. 3년간 바닷속에 잠겨있던 백군의 가방에는 학생증과 함께 쓰지 못한 용돈 5만원, 옷가지 등 소지품이 들어 있었다.

백군의 어머니 임현실씨(51)는 “교복과 넥타이는 색만 바랬지 온전했는데 면 소재 옷은 다 삭았고 여행가방 천 손잡이는 너덜너덜했다”면서 “수학여행 가서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용돈 5만원을 줬는데 한 푼도 쓰지 않고 물에 젖어 돌아와 마음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세월호 수습본부는 백군의 가방처럼 소유자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물품은 세척 등을 거친 뒤 가족들에게 연락해 인계하고 있다. 현재 가방 등 17점이 가족이나 주인에게 돌아갔다. 주인을 확인할 수 없는 물품은 공고를 거친다. 침몰 당시 상황 등이 녹화됐을지도 모르는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기기는 발견 즉시 선체조사위원회로 넘겨진다.

미수습자를 찾기 위한 수색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수색 일주일째인 이날 4층 선수 3곳과 3층 선수 1곳에 만들어진 4곳의 진출입로를 통해 작업자들이 들어가 펄을 수거하고 각종 물건들을 일일이 치우며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수색팀은 또 하늘 쪽을 향하고 있는 우현 3층 선미 4곳과 4층 선미 1곳 등 수색작업을 위한 추가 진출입로 5곳을 확보했다. 선체 중간 지점에도 3~4층을 연결하는 수색 통로를 만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각종 물건들이 쌓여있는 좌현과 공중을 통한 우현으로 진입해 동시 수색을 벌일 수 있게 된다.

세월호 4층 선수 쪽은 단원고 남학생 객실, 선미 쪽은 여학생 객실로 사용됐다. 3층은 일반인 객실로 쓰였다.

<강현석·경태영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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