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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은행 대출금리 뛰는데, 되레 떨어진 저축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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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중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지만 저축은행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중금리 시장 활성화, 인터넷전문은행 메기 효과,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규제 등 영향으로 금리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만큼 차주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고금리 대출 축소로 오히려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2.07%다. 관련 통계 수집 후 최고치를 찍었던 2015년 3월(26.32%)과 비교하면 4%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10대 대형 저축은행 중 7개 은행(SBI·OK·한국투자·JT친애·웰컴·현대·페퍼저축은행)의 평균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대비 4월 24일 현재가 더 낮다. 페퍼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평균 대출금리를 1%포인트 넘게 내렸다. 이처럼 다른 금융사와 달리 저축은행 대출이자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것은 일단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말 2600억원이던 저축은행 중금리 시장이 지난해 말 6800억원 규모로 두 배 넘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금리 신용대출이 전체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5.3%로 두 배 넘게 커졌다.

대부업체 대출·연체 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해 부실 위험을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된 점도 평균 대출이자 하락에 일조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신용정보원을 통해 대부업 대출액, 보증 여부, 연체 정보 등을 제공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금리 20%를 넘어서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고금리·고위험 대출로 간주해 6월부터 추가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선제적으로 20% 이상 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6개(SBI·OK·HK·JT친애·웰컴·페퍼저축은행)가 금융위 방침 발표 시점인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20% 이상 금리 신용대출 비중을 최대 13.55%포인트 줄였다. 이들 6개 저축은행 신용대출액이 저축은행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2.3%에 달한다. 평균 금리 인하가 대출총량규제에 따라 저신용자 대출을 옥죈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저축은행 대출 이용자 중 저신용자(신용 7~10등급) 비율은 2015년 9월 기준 62.9%에서 올해 2월 53.5%까지 확 줄었다.

앞으로도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더 떨어질 개연성이 크다. 이달 출범한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금리 시장 공략을 선언하면서 고객 잡기 전쟁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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