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한국 화물선 남대서양 침몰… "물 샌다" 마지막 연락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인 선원 8명 등 22명 실종… 필리핀人 2명 구조 "선체 금가"

구명벌 1척 발견안돼 실낱 희망

선원 가족들 "25년된 낡은 배를… 선사 늑장대응에 상황 악화" 항의

지난 31일 남(南)대서양에서 침몰한 한국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의 승선원 24명 중 2명이 구조됐지만, 한국 선원 8명을 포함한 나머지 생존자를 찾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텔라 데이지호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은 2일 "승선원 24명 중 구명벌(일종의 뗏목) 1척에 옮겨 탄 필리핀 국적자 2명을 구조했고, 나머지 생존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선박에는 선장과 기관사, 항해사 등을 포함해 한국인 8명과 필리핀인 16명이 타고 있었다. 조모(46) 선장을 비롯한 한국인 선원 8명은 20∼40대 남성이다.

사고 당시 화물선엔 엔진이 있는 30인승 구명정 2척과 동력이 없는 16인승 구명벌 4척이 있었다. 이 중 구명정 2척과 구명벌 2척은 빈 채로 발견됐다. 실종된 선원들이 발견되지 않은 구명정이나 구명벌을 이용해 탈출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스텔라 데이지호는 지난 31일 오후 11시 20분쯤(한국 시각) 해당 선사에 "긴급 상황입니다. 물이 새고, 긴급하게 기울고 있습니다"는 선박 침수 상황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 구조된 필리핀 선원은 "선체에 크랙(갈라짐)이 발생해 많은 양의 바닷물이 들어와 침몰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 선박은 1993년 건조된 길이 311.89m, 선폭 58m, 적재 중량 26만6141t의 광석 운반선으로 지난 26일 철광석 26만t가량을 싣고 중국 칭다오로 가려고 브라질에서 출발해 산토스 남동방 2495㎞ 해역을 지나고 있었다.

정부와 선사 측은 브라질 당국에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브라질은 사고 추정 수역에 공군 수송기를 파견했으며, 우루과이 등 주변국은 구조선을 투입했다.

사고 사실이 알려진 후 선사의 부산 사무실에 모인 선원 가족들은 "건조된 지 25년이나 돼 고장이 잦은 노후 선박을 운항하다가 사고가 났고, 최초 신고 후 선사의 대응이 늦어 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며 항의했다. 선사 측은 "스텔라 데이지호는 정기 검사를 받은 후 운항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