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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전두환 "나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계승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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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회고록] "최태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격리시켜"

"1987년 직선제 개헌 노태우에 제안, 반대는 연출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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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전두환 시대가 없었다면 박정희 시대도 없다고 말하고 싶다"며 자신이 고(故) 박 전 대통령이 미완으로 남긴 한국 근대화를 완성시켰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다음달 출간 예정인 <전두환 회고록> 3권 '황야에서다'에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계승자'라고 할 수는 있지만 박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하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리며 이같이 밝혔다.

뉴스1인 입수한 회고록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10.26 이후 1980년대 초에 우리가 직면했던 국가적 위기는, 박정희 대통령이 18년간 애써 닦아놓은 도약의 토대가 자칫 유실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재임 중 우리 경제가 '단군 이래의 호황'을 누릴 수 있게 만들었고, 아시아 국가 중 두 번째 올림픽 개최국이 되게 했으며, 6.29선언으로 '민주화'로의 순조로운 이행을 실현했다"며 "헌정 사상 최초로 평화적 정권 이양의 선례를 만들어놨다"고 자신이 꼽은 재임기간 업적을 적었다.

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부친인 최태민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당 기간 전방의 군부대에 격리시켜 놓았다고도 회고했다.

그는 "10.26 이후 나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 근혜 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씨를 상당 기간 전방의 군부대에 격리시켜 놓았다"며 "최태민씨는 그때까지 근혜 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어낸 바 있고 그로 인해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했을 때 완곡하게 말린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2002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 떨어져 나와 '미래연합'을 만들던 박근혜 의원이 사람을 보내 대권 의지를 내비치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해 왔다"며 "나는 생각 끝에 완곡하게 그런 뜻을 접으라는 말을 했다"고 기술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직선제 개헌 당시 자신이 개헌을 반대하는 것은 연출된 것이라는 증언도 했다.

회고록 2권 '청와대 시절'에 따르면 전 대통령은 직선제 개헌 요구를 수용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1987년 6월 17일 오전 10시 당시 민정당 대표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 "직선제 수용을 전제로 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에 반대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소요를 물리적으로 진정시키기 위한 군대 동원은 피해야 하고, 직선제로 개헌해도 선거에 승리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노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기술했다.

고심하던 노 전 대통령은 이틀 뒤 "직선제 수용 지시를 따르겠다"고 전 전 대통령에게 결심을 밝혔고, 이어 "직선제 수용을 포함한 민주화조치를 건의 드리면 각하께서 크게 노해서 호통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욱 효과가 있겠다"고 건의했다고 전 전 대통령은 회고했다.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서는 고(故) 최규하 전 대통령이 10.26 사건 이후 대통령직을 승계한 과정에서 10개월간의 재임 기간에 대해 끝가지 침묵한 채 해명하지 않고 침묵을 지킨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전 전 대통령은 "최 대통령이 1980년 8월 16일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그 이틀 후인 8월 18일 오전 9시 50분 청와대를 떠나 서교동 사저로 가시는 길을 배웅해드린 것까지 내가 최 대통령을 직접 뵙거나 통화한 일은 모두 70회나 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최규하 대통령을 내 나름대로는 지성으로 모셨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몸에 밴 나의 일관된 자세였다. 나는 최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그 뜻을 받아들였고 면전에서는 추호도 결례가 되는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기술했다.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모두 2000여 페이지에 달하며 1979년 10·26사태 이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을 기술한 1권 '혼돈의 시대', 대통령 재임 중 국정수행 내용을 담은 2권 '청와대 시절', 성장 과정과 군인 시절·대통령 퇴임 후 일들을 담은 3권 '황야에 서다' 등 총 세 권으로 구성됐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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