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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자동차 ‘짝퉁’ 부품 지난해 100억원대 적발…승객 안전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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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짝퉁’ 부품은 순정품에 비해 가격이 30~40%에 불과하다. 싼 값이라 ‘혹’하기 쉽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갈아 넣은 뒤 일어난 불상사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짝퉁 부품은 저가의 재료와 모조 부품으로 제작된 위조 부품을 일컫는다. 부품 박스만 보면 순정품인 것 같지만 내용물을 꺼내보면 모두 가짜다. 대개 순정품에 부착되는 홀로그램을 위조하거나 부품 포장·라벨을 위조하는 사례가 많다. 일반 소비가가 부품 실물을 놓고 진품과 가짜를 구별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위조품 뿐 아니라 순정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만든 복제품도 짝퉁이다. 해외에서 자체 브랜드로 유통되는 유사품은 순정품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품질 검증 여부를 알 수 없는 모조 부품에 해당한다.

불법 위조 부품은 국내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중국 등 해외에서는 순정품의 탈을 쓴 채 버젓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AS부품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도·러시아·중동 등 해외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거래된 위조 부품과 불법 유통 부품 규모는 100억원대에 달한다. ‘짝퉁의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이 36억원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 29억원, 중동 25억 순이었다. 지적재산권 인식은 낮은 반면 최근 완성차 판매가 늘면서 자동차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짝퉁 부품은 필터와 벨트류, 브레이크패드 등 소모성 부품부터 업소버 등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부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베이징·상하이·장쑤 3개 부품법인과 합동으로 중국 전역 16개 도시에서 총 10여 차례 짝퉁 부품 단속을 실시해 불법 유통업체 69곳을 적발했다. 위조 부품이 지방 소도시까지 퍼져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지 시장관리국과 공조해 합동 단속을 벌였다.

중국과 가까운 베트남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 거점이 없지만 모조 부품 유통은 활발한 곳이다. 베트남에서 제조한 모조품 뿐 아니라 중국·인도에서 제조된 짝퉁 부품도 유입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위조품은 순정품보다 75%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에서 가장 큰 자동차 부품시장이 형성돼 있는 하노이 지역을 단속했던 현대모비스 측은 향후에도 관계 당국과 협조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에 비해 국내는 최근 들어 짝퉁 부품의 유통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불법적 유통 경로를 통해 언제, 어디서 짝퉁 부품이 출몰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 저가의 중국산 엔진밸브와 타이밍 벨트 등 200여 종의 위조 부품이 국내로 들어왔다 다시 해외로 판매된 사례가 있었고, 2012년에는 이미 사용된 에어백을 봉합한 이른바 ‘재생 에어백’을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속여 판매한 공업사 대표와 중고차 매매업자 등이 검거되기도 했다.

짝퉁 부품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게 문제다. 완성차 설계 단계부터 철저한 검증을 거쳐 자동차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순정 부품에 비해 위조 부품은 취약한 내구성 탓에 차량의 성능을 떨어뜨리고 사고 가능성을 높인다. 부품에 문제가 있으면 보증을 받을 수도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부품은 일단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부품을 교환하는 정비업체가 순정품을 취급하는 공식 업체인지 확인하고 부품 교환시 순정품 홀로그램 등 정품 여부를 정비 업체측에 꼼꼼히 물어보는 게 좋다. 자동차 점검·정비 때 견적서 등을 미리 받아두고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 증빙 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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