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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최보기의 책보기] ‘사회 선생님이 들려주는 공정무역 이야기’···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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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선생님이 들려주는 공정무역 이야기ㅣ전국사회교사모임 지음ㅣ살림ㅣ272쪽

경향신문

동양철학자 최진석 교수(서강대)가 최근 펴낸 신간 <탁월한 사유의 시선>의 핵심 메시지는 ‘생각의 높이’다. ‘사람은 자기의 시선 높이 이상의 삶을 살지 못한다. 시선이 높으면 높은 문명을, 시선이 낮으면 낮은 문명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쉬운 일례로 박물관과 갤러리의 년간 회원권 실태로 선진국과 우리의 생각과 문명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는 지금까지 지식(생각) 수입국이었는데 그것으로는 중진국까지의 발전이 한계다. 이제는 지식 생산국으로서 선진국 수준의 사유의 높이로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한다. 건국, 산업화, 민주화 이후 새로운 아젠다를 빨리 설정하지 못하면 한때 강국이었다가 쇠락해버린 필리핀, 아르헨티나의 뒤를 따르게 된다’고 강조한다.

사회학자 송호근 교수(서울대) 역시 그의 저서 <나는 시민인가?>를 통해 ‘산업화(경제)는 압축성장이 가능해도 선진화(사회)는 압축성장이 어렵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성장과 쇠락의 기로에 서있다’며 선진국형의 ‘교양을 갖춘 시민, 깨어있는 시민’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한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현재진행형인 ‘촛불혁명’이 그것을 위한 성장통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적이다.

최근 들어 자주 이야기되는 ‘공정무역’은 전통적인 무역보다 생각의 높이가 한 차원 높은 무역이다. 최소투자 최대이익, 이윤의 극대화, 효율, 생산성 등을 강조하는 몰인간적 경제원리와 무역논리를 배척함으로써 ‘인간’을 먼저 배려하려는 무역이 공정무역이다.

즉 가난한 나라에서 ‘양심적’으로 생산된 재화, 예를 들면 커피, 코코아, 설탕을 부자 나라 소비자들이 좀 제대로 된 가격으로 사줌으로써 양쪽 사람들이 모두 혜택을 보게 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그런 재화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 같은 인프라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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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선진국의 기업들이 가난한 나라에 공장을 세워 특히 어린이들에게 형편 없는 임금을 주는 아동 착취로 생산, 판매하는 물건들, 예를 들면 축구공이나 신발을 구매하지 않음으로써 기업들의 아동고용 방지는 물론 임금도 제대로 지불하게 하자는 역방향의 운동도 공정무역의 한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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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선생님이 들려주는 공정무역 이야기>는 이러한 공정무역의 모든 것을 아주 잘 정리했다. 10명의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배경, 의미, 실태, 현황, 방향, 참여 등 각각의 분야를 맡아 전체 8장으로 편집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학생까지의 자녀를 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가진 부모라면 온 가족이 함께 읽고 ‘우리나라, 나’만이 아닌 ‘다른 나라, 너’도 배려하는 품격 있는 선진국 시민으로 성장하는 ‘독서토론’ 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공정무역의 선두주자는 ‘아름다운 커피’다. 공정무역 인증마크가 있는 어떤 초콜릿 포장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

“6%. 여러분이 지불하는 돈 중, 단 6%만이 농장의 노동자들에게 돌아갑니다. 5%. 전 세계 초콜릿의 5%만이 아동 노동을 거치지 않은 제품입니다. 6과 5의 슬픈 진실을 극복한 이 초콜릿을 공정무역을 통해 정당한 방법으로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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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 북칼럼니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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