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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대한항공, ‘델타’와 손잡는다···LCC 맞선 대형항공사간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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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의 장악력을 확대한데 맞서 장거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29일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 등이 만나 조인트벤처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항공사간 ‘결혼’에 비유하기도 하는 조인트 벤처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업체가 모든 일정을 공유해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을 한 뒤 수익과 비용을 나누는 최고 수준의 결합이다. 특정 항공편의 일부 좌석을 제휴사에 위탁 판매하는 코드쉐어나 마일리지와 라운지, 체크인 카운터를 공유하면서 코드쉐어를 하는 얼라이언스(항공동맹)보다 높은 단계의 협력인 셈이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미주 250여개 도시, 아시아 80여개 도시를 이 같은 방식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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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 관계자는 “세부 내용을 협상해 정식 계약 체결과 정부 인가까지 거친 뒤 본격적인 조인트 벤처 운영에 나설 것”이라며 “두 항공사가 노선을 공유해 항공 일정의 선택폭이 넓어지면 환승할 수 있는 연결편이 늘어나고, 합리적인 값에 항공편 구매도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세계 항공 시장에서 이 같은 공동 경영은 2009년 미주~유럽 간 대서양 노선에서 시작돼 이미 보편화됐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생겨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싼 값을 경쟁력으로 근거리 노선을 확대한 것과 맞물려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LCC와 차별화된 장거리·환승 노선 확보가 절실해졌고, 다른 나라 대형항공사와 조인트 벤처를 통한 일부 노선의 공동 경영으로 추가 노선을 늘린 것이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 외에도 에어프랑스·알이탈리아·KLM 등과 대서양 미주~유럽 노선을, 버진오스트레일리아와 미주 대양주 노선을 공유해 운영 중이다. 일본 대형항공사들도 2011년 조인트 벤처를 통한 협력이 도입돼 일본항공은 아메리칸항공과, 전일본공수는 유나이티드와 손을 잡았다.

한국 역시 6개로 늘어난 LCC가 국내선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갔고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신규 노선을 확보해 신규 취항하는 한편 친환경 차세대 대형 항공기 도입 경쟁도 벌이고 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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