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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단독] 글로벌 경제회복세, 한국기업에 `반전 모멘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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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바프 "한국 복원력 강해" / 주요 상장사 29곳 매출 전망 ◆

한국 기업들이 매출은 늘리지 못하면서 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세계 경기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증가가 예상되자 올해 이익은 물론 매출 목표까지 높여 잡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이 올 들어 28일까지 작년 말 기준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중 올해 실적 예상치(가이던스)를 내놓은 기업 29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298조5070억원에 달했다. 작년 실제 매출액인 286조2599억원보다 4.3%(12조원) 늘려 잡았다는 계산이다.

이익은 매출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사 대상 29곳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18조5080억원에서 19.5% 늘어난 22조1203억원으로 예상됐다. 29개 기업 중 매출 예상치만 공개한 11곳의 경우 증권사 전망치를 감안한 결과다.

작년엔 달랐다. 매출은 줄면서 이익만 늘어났다. 상장사 99%가 작년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작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소속 상장사 전체 288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매출은 2074조원으로 2015년 2198조원보다 5.6% 감소했다. 이들의 작년 영업이익은 2015년보다 11.2% 늘어난 158조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7.9% 증가하며 '100조원' 시대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상 최대 이익에도 불구하고 2015년 대비 매출이 감소하자 기업들 사이에서도 '불황형 흑자'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올해 기업들의 자체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한국 기업들의 체질이 달라지는 조짐들이 포착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예상대로 올해 상장사 매출이 늘어나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증가로 돌아서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건설·기계·화학과 같은 '중후장대' 기업들의 올해 매출 회복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LG화학은 올해 연결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난 22조82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다각화로 매출과 이익 증가를 동시에 노린다. 포스코는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 해소로 철광석 가격이 안정되면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안팎의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

건설업체들도 외형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매출액 9조8538억원에서 올해는 11조원으로, 지난해 매출 11조원을 기록한 GS건설은 올해 12조2500억원으로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 전망치도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연초 대비 상향 조정(1.6%)돼 불황형 흑자를 탈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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