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통제자형 고객센터 직원, 높이 평가받는 이유 뭘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트-131] 고객센터에 전화했다가 불친절과 느린 서비스 때문에 기분 나빠 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반면, 아주 친절하면서도 신속한 처리로 그 회사를 다시 보게 되는 경험도 있다. 고객센터 혹은 콜센터는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최접점이다. 고객의 불만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가장 힘든 '감정노동'이 필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CEB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끝내주는 고객 서비스(Kick-Ass Customer Service)'라는 기고를 했다. CEB는 전 세계의 여러 산업에 걸쳐 고객센터 직원 1440명을 분석했고 고객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크게 7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들 중 가장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직원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랐다.

가장 많은 고객센터 직원이 '공감자(Emphatizer)' 유형에 속했다. 이들은 고객의 문제를 사려 깊게 듣고 이를 해결해주는 것을 좋아하며,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많은 유형(20%)은 '성실파(Hard Worker)'로 정해진 규칙과 규정에 따라 일한다.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마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로 많은 유형은 '통제자(Controller)'로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말이 많으며 자신의 전문성을 과시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고객의 반응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유형은 각각 '철벽(The Rock)'과 '조절자(Accommodator)'다. 철벽은 고객의 불만에도 흔들리지 않고 아주 냉정하게 대하는 스타일이다. 조절자는 고객의 요구를 잘 중재하려고 하며 이 과정에서 환불을 잘 해주거나 각종 할인을 제공해주는 스타일이다. '혁신가(The Innovator)'와 '경쟁자(The Competitor)'는 각각 9%, 1%로 가장 비중이 적은 유형이다. 혁신가는 고객 불만을 통해 절차를 개선하려는 스타일이다. 경쟁자는 가장 고객센터에 어울리지 않는 유형인데, 다른 동료들과 실적 경쟁을 하거나 고객의 생각을 바꾸는 것에 집중한다.

이 같은 7가지 유형 중 가장 고객의 불만이 적은 유형은 어느 것일까.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유형은 다름 아닌 '통제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콜센터를 관리하는 매니저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직원이다. 오직 2%의 매니저만이 이 유형을 가장 좋아했다.

어째서일까. 이는 고객들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자신의 문제를 가장 빠르고 주도적으로 해결해주는 직원을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통제자들은 고객에게 "뭘 원하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셔야 해요"라고 말한다. 이는 당연히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르면서 쉬운 방법이다. 통제자들은 고객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이른 시간 내에 많은 고객의 민원을 처리해주며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는 직원이 가장 유능한 것이 당연하다. 결국 콜센터 관리자라면 더 많은 직원을 통제자 유형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CEB의 결론이다.

유능함에서 1위가 '통제자'라면 나머지 순위는 어떨까. 2위도 역시 의외의 결과인 '철벽' 유형이다. 3위는 '조절자'이며 4위가 가장 많은 유형인 '공감자'다. 원칙을 따지고 열심히 일하기만 하는 '성실파'가 5위이며 콜센터 본연의 업무와는 거리가 먼 '혁신가'가 6위다. 꼴찌는 예상대로 '경쟁자' 유형이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