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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뜨거운 응원열기… 文 ‘압승’ 발표에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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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같은 경선 현장

세계일보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호남권 순회경선은 최대 승부처라는 평가에 걸맞게 후보들 사이에 한치 양보 없는 세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들 연설에서는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체육관 8000여석을 가득 메운 각 주자 지지자들은 색깔을 맞춘 단체복을 입고서 주자들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하며 치열한 장외 응원전을 벌였다.

대선 재수생인 문재인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안정적인 연설 톤으로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문 후보는 “(안희정,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다들 출중하지만 당장은 어렵다.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번엔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고 강한 대권 의지를 보였다.

안 후보는 원고 없이 12분간 자신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적자임을 거듭 내세웠다. 그는 “(정권교체는) 김대중, 노무현의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기 위한 민주당의 젊은 후손, 저 안희정의 길”이라며 “2002년 노무현의 기적을 2017년 오늘 만들어 주십쇼”라며 호남에 구애했다. 이 후보는 개혁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누구도 박근혜 탄핵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앞장섰다. 누구도 재벌 총수 구속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이재용의 구속을 외쳤다”고 포효했다.

각 경선후보의 지지자들은 응원하는 후보가 연단에 설 때마다 세를 과시하듯 큰소리로 환호했다. 체육관의 무대 좌측에는 안 후보 지지자(자체추산 2500여명), 가운데는 문 후보 지지자(3500여명), 오른쪽은 이 후보 지지자(2500여명)가 자리해 지지후보를 향한 함성을 토해냈다.

오후 6시50분쯤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문 후보가 60.2%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는 발표가 나오자, 각 후보 측 지지자들의 희비는 극명히 갈렸다. 문 후보 측 지지자들의 함성이 체육관을 가득 메운 반면 다른 후보 측 지지자들은 조용히 서로를 다독였다.

전북 남원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조모(43)씨는 “6살 아들에게 나쁜 대통령을 대신해서 좋은 대장을 뽑는 과정을 보여주러 왔다”며 “예상했던 대로 문 후보가 압승을 거둬 기쁘지만 (후보가)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반면 이 후보 측 지지자인 광주의 김모(43·여)씨는 “결과를 인정하기 좀처럼 어렵다”며 “이 후보의 정책들이 더 홍보되면 수도권에서 분명 역전될 것”이라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배우 명계남씨도 체육관 한쪽에서 결과 발표를 보고는 “앞으로 공정한 경선이 이어진다면 우리(안희정 후보)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조금 더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김선영·이동수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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