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보좌관들은 상황보고서를 들고 자전거를 이용해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로 달려갔다고 한다. 당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이 관저에 있는지 집무실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두 곳 모두 인편으로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대면이나 전화가 아닌 서면보고를 한 것은 평소 박 전 대통령의 보고받는 습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2012년 12월2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안 발표 때도 서류봉투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당시 윤창중 당선자 대변인은 밀봉된 서류봉투를 뜯고 A4 용지 3장짜리 인선안을 그대로 읽었다. 윤 대변인은 “박 당선인에게서 직접 받은 명단을 봉투에 넣어 봉한 뒤 가져왔고 발표 전까지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시 역시 서면을 선호하는 단면이다.
대선후보 시절에도 친박 정치인들은 문서 보고를 주로 했다. 이들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을 통해 ‘대선필승 비법’이 담긴 각종 문서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고 애를 썼다. 박근혜 의원실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박 후보에게 전달되지 못한 다수의 문서를 폐기하는 일이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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