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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아직도 ‘쪽지·서면’ 선호하는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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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전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는 마스크를 쓴 여성이 한 경호관에게 쪽지를 전달했다. 이날 오후에는 박 전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경호관에게 서류봉투를 건넸다. 삼성동 자택 앞에서는 외부인들이 매일 경호관에게 쪽지나 봉투를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면이나 전화가 아니라 서면을 선호하는 박 전 대통령의 간접소통 방식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보좌관들은 상황보고서를 들고 자전거를 이용해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로 달려갔다고 한다. 당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이 관저에 있는지 집무실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두 곳 모두 인편으로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대면이나 전화가 아닌 서면보고를 한 것은 평소 박 전 대통령의 보고받는 습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2012년 12월2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안 발표 때도 서류봉투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당시 윤창중 당선자 대변인은 밀봉된 서류봉투를 뜯고 A4 용지 3장짜리 인선안을 그대로 읽었다. 윤 대변인은 “박 당선인에게서 직접 받은 명단을 봉투에 넣어 봉한 뒤 가져왔고 발표 전까지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시 역시 서면을 선호하는 단면이다.

대선후보 시절에도 친박 정치인들은 문서 보고를 주로 했다. 이들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을 통해 ‘대선필승 비법’이 담긴 각종 문서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고 애를 썼다. 박근혜 의원실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박 후보에게 전달되지 못한 다수의 문서를 폐기하는 일이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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