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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못이 관통해도… G6 배터리 발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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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LG 제품시험연구소 가보니

조선일보

LG전자 연구원이 관통 시험 후 못이 꽂힌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못이 배터리 정중앙을 뚫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다(왼쪽 사진). G6가 1m 높이의 낙하 시험 장치에서 떨어지고 있다. 테두리, 화면 등 특정 부위가 바닥에 부딪혔을 때 얼마나 견디는지를 보는 테스트다(오른쪽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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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 있는 제품 시험 연구소 지하 1층 배터리 평가 실험실. 연구원이 버튼을 누르자 ‘쾅’하는 굉음이 들렸다. 배터리가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지를 보는 충격 시험 현장이었다. G6 배터리 중간을 가로질러 지름 15.8㎜ 쇠막대를 올리고 9.1㎏ 추를 61㎝ 높이에서 떨어뜨렸다. 쇠막대에 눌리며 배터리는 움푹 들어갔다. 하지만 전해액(배터리 소재인 묽은 황산)이 새어나오며 알코올 냄새만 조금 날 뿐 발화 등 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다음 단계는 관통 시험이었다. 배터리를 받침대에 올리고선 뾰족한 못을 향해 올리자 마치 납작한 어묵을 꼬치에 꽂은 것처럼 배터리가 못에 꽂혔다. 김성우 배터리평가랩 수석연구원은 “최근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테스트 샘플 수를 더 늘리고 테스트 단계도 강화하고 있다”며 “LG 스마트폰은 애완견이 물어뜯거나 모닥불에 실수로 떨어뜨리더라도 배터리가 터지지 않을 수준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에 있는 LG 디지털파크는 LG전자의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전장 부품을 만드는 복합 제조 단지다. 연구 개발부터 생산과 품질 관리 부서가 모두 집결해 있다. 현재는 지난 10일 국내 출시에 이어 다음 달 초 북미 등 해외 출시가 예정된 전략 스마트폰 G6 생산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미국 국방성 통과한 ‘밀리터리 스펙’

G6는 이달 17일 미국 국방성 내구성 테스트에서 방수, 진동, 열 충격, 염수, 분진 등 14개 항목을 통과했다. 현재 판매 중인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인증을 받아 ‘밀리터리 스펙(군사용 기능·사양)’으로 불린다. LG전자는 G6의 내구성 테스트를 위해 약 5000시간 동안 1000여 개 항목에 대해 시험을 진행한다.

이날 배터리 테스트 외에도 방수·낙하 등 다양한 시험을 진행했다. 방수 시험은 끈으로 거치대에 고정한 스마트폰 10대를 수면에서 1.5m 아래 바닥까지 서서히 가라앉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균흥 MC신뢰성품질파트 부장은 “G6는 바닥에서 30분을 보낸 뒤에도 이상 없이 작동하는 방수 성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방수 성능은 LG전자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이다. 지난해 일본에 수출한 V20 모델은 1m 깊이에서 30분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다.

방수 시험실 바로 바깥에는 회전하는 1m 높이 투명 플라스틱 통 안에서 최신형 G6가 쉴 새 없이 부딪히고 있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잔충격’에 스마트폰이 얼마나 견디는지를 보는 연속 낙하 시험이다.

단두대같이 거치대가 열리면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낙하 시험도 있었다. 사람이 스마트폰을 주로 들고 다니는 높이인 1m에서 낙하시키며 강도를 확인했다. 옆 모서리, 뒷면은 물론 화면을 바닥으로 향해 떨어뜨려 특정 부분의 구조적 결함을 검증한다. 철부터 나무, 카펫 등으로 바닥 재질을 바꿔가며 테스트를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조립부터 최종 검사까지 36m에 이르는 G6 조립라인 중 24m는 각종 테스트 장비가 차지하고 있다”며 “터치 인식 등 자동으로 진행하는 단계도 있었지만, 카메라나 스피커, 녹음 성능 테스트는 작업자가 직접 시험해보며 이상 유무를 판별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 미국 시작으로 글로벌 공략

G6는 LG전자가 ‘기본에 충실한 스마트폰’이라는 콘셉트로 출시한 제품이다. 다음 달 초 미국 시장에서 출시하는 G6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운명이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LG전자가 애플, 삼성에 이어 3위권을 달리는 주요 시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평택 디지털파크에선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해외 출시를 대비해 하루 5만대씩 G6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선 10일 출시 직후 하루 최대 1만대씩 팔리는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생산이 달리며 초기 인기에 대응하지 못한 지난해 G5와 달리 제품 공급도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 이석종 전무는 “G6를 가족처럼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스마트폰으로 만들겠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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