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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생존의 밑바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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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지금, 여기 청춘의 목소리 <청춘의 가격>

한겨레21

청년이 청춘(靑春)을 얻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지방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청년, ‘청춘’씨.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한 뒤 아르바이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비싼 학비와 높은 수준의 주거비는 부모님의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대학 졸업 직후 그는 정규직 전환 기회가 있다는 무역회사의 1년 계약직 사무직으로 취업했다. 첫 직장에서 그는 잡다한 사무보조 업무를 맡았다. 1년 뒤 정규직 전환은커녕 재계약조차 실패했다. 오늘도 청춘씨는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청춘의 가격>(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지음, 사계절 펴냄)은 가상의 인물 ‘청춘’씨를 통해 ‘헬조선’에 사는 동시대 청년들을 보여준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20살부터 취업, 연애, 결혼의 단계를 지나온(또는 지나고 있는) 35살까지를 청년의 범위로 정한다. 그들의 삶을 연애, 결혼, 주거, 여가 등의 주제로 나눠 이야기한다.

책에 수록된 39개 도표는 청년 세대가 마주한 비정상적인 현실의 지표다. 청년의 임금과 소비 여력, 취업률, 취업자 수는 점점 떨어져 0에 다가가고 있다. 반면 주거비, 비정규직 비중, 적자액, 질병 유병률은 위로 솟구치고 있다. 통계에서 드러난 비참한 현실은 청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낯을 드러낸다. 청년 세대의 노동이 삶의 형태나 방식을 포함한 ‘생활’보다는 오로지 살아 있음 그 자체일 뿐인 ‘생존’만을 겨우 감당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재 대한민국 임금 구조의 가장 밑바닥을 받치는 청년 세대에게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가 미래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점이다. 생존이라는 지독한 현실 속에 꿈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거의 없다.

그 속에서도 청춘으로서 당당히 누려야 하는 권리를 스스로 써내려가는 이들이 있다. 계약직으로 일하다 꿈을 찾아 음악인의 길로 들어선 김초록씨, “다음 세대의 미래를 생각하는 창의적인 백수가 필요하다”는 예비귀농자 김혜리씨, 여럿이 모여서 주택을 공유하는 대안 주거 운동을 펼치는 임경지씨 등 청년들. 그들은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힘겹게 살지만 자기만의 답안지를 찾아가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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