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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기자메모]“교육부 국장 인사는 문책성” 교원대를 한직 취급한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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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누구도 맡으려고 하지 않는 힘든 일을 맡아서 오랫동안 고생했고,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열심히 일을 해왔는데… 물론 잘못은 있지만 그런 점도 저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나온 이준식 교육부 장관의 발언은 ‘2017년 3월의 교육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새누리당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촛불집회와 교사, 학생들을 모욕한 박성민 전 교육부 역사교과서추진단 부단장을 한국교원대 사무국장으로 발령낸 것을 질타하자, 장관은 일기장에 써도 부끄러울 말을 쏟아냈다.

‘사실상 누구도 맡으려고 하지 않는 힘든 일’이란 무엇인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이다.

경향신문

묻고 싶다. 교육부가 최소 44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어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왜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누구도 맡으려 하지 않는 일이 됐을까. 교육부는 그런 일을 왜 지금도 강행하고 있나. 장관과 박 국장은 서로를 외롭게 의로운 일을 하는 동지로 ‘설정’했는지 몰라도, 장관의 말은 흡사 똘마니를 챙기는 동네 폭력배 수장의 것처럼 들린다.

상식이 다르니 상식적이지 않은 말이 계속됐다. 장관은 “본부(교육부)의 국장을 소규모 대학 사무국장으로 보낸 건 문책성 인사”라고 했다.

조한욱 교원대 인문사회대 학장은 “상처 입은 교원대 구성원들을 달래줄 말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라며 “교원대를 한직으로 취급했다는 것에 견딜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이 교원을 양성하는 우리 학교를 쓰레기장으로 본 것이냐”고 분노했다.

‘장관의 수준’은 정책 문제에서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 8일 경제사회 양극화에 따른 대규모 교육복지 정책을 발표했다. 무슨 예산으로 하겠다는 것인지 질문에 대해 “점진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누리과정 예산도 못 내놓겠다고 떼를 쓴 교육부다. 우린 언제까지 이런 교육부, 이런 장관을 견뎌야 하는 것일까.

<장은교 |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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