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사설] 디체킹 코리아 ; 성장과 공동체가치 강조한 제2한국보고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어제 본지가 주최한 제26차 국민보고대회는 위기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을 살릴 해법으로 '디체킹(D-checking) 코리아'를 제안했다.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비상하기 위해서는 어설픈 정비보다는 비행기를 완전히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하는 수준의 '디체킹'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 보고서는 성장 정체와 공동체 신뢰 붕괴를 한국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파악했다. 고장난 이 두 개의 날개를 고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이 어렵다는 게 핵심인데 끝없이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적절한 처방이다.

본지가 1997년 새로운 국가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발간한 '부즈앨런 한국보고서'는 외환위기를 예측해 화제가 됐다. '디체킹 코리아'는 20년 만에 다시 쓴 국가 대개조 보고서인 만큼 주목을 끈다. 지금 한국은 외환위기 직전 넛크래커에 낀 상황보다 낫다고 볼 수 없다. 1인당 GDP는 10년 넘게 2만달러의 늪에 갇혀 있고, 2%대의 저성장 고착화가 우려되고 있다. 인구·소비·고용·투자가 동시에 감소하는 4대 절벽은 성장절벽, 중산층 몰락이라는 재앙을 낳을 수 있다. 최순실게이트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가에 대한 신뢰도 추락,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이념 대립도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대미문의 폭풍이 밀려오고 있다. 지금 성장엔진에 다시 불을 붙이지 않으면, 공동체의 가치를 복원시키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파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대한민국호의 앞날은 암담하다.

저성장 터널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가 필수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성장 회복에 대해 "경제민주화나 동반성장과 같이 국민 정서에 호소하는 방법으론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자유로운 경쟁'을 강조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기업가정신을 꺾고, 기업을 옥죄는 규제 역시 성장의 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고 호들갑을 떨 게 아니라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게 규제부터 걷어내야 한다. 아직 승자가 없는 게임이니 잘만 하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보고서는 특히 빅데이터 규제 철폐, 의료산업에서의 일자리 혁명, 대우조선 처리에 대한 합의와 승복에 방점을 찍었는데 대선주자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새 정부는 국가 대개조를 행동으로 옮겨 대한민국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야 할 것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