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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항생제도 못잡는 세균, 식당용 물티슈에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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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한 55개 중 50대서 검출

한국일보

세균 이미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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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물티슈(위생종이)에서 항생제조차 잘 듣지 않는 ‘녹농균’과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되는 등 세균 오염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무상 제주한라대 임상병리과 교수는 지난해 4∼6월 제주도 내 대중음식점, 커피전문점, 제과점 등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물티슈 55개를 수거해 미생물 오염도를 평가한 결과, 50개(90.9%)에서 세균이 검출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각 물티슈의 수분을 멸균 컵에 짜낸 뒤 35도 배양기에서 18시간 배양했다. 전체 조사 대상 물티슈에서 총 71개의 균주(菌株)가 분리됐으며, 세균 수로는 1㎖당 평균 4,140개가 검출됐다. 세균이 자라지 않은 물티슈는 5개에 그쳤다. 2개 물티슈는 ㎖당 1만6,670개의 세균이 자란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만 감염을 일으킨다고 해서 ‘기회감염균’으로 불리는 황색포도알균(15개)과 녹농균(3개)도 검출됐다. 황색포도알균은 100도에서 30분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 장내 독소를 만든다. 녹농균은 패혈증·전신감염·만성기도감염증 등 난치성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두 균은 항생제 내성도 가지고 있다. 정무상 교수는 “식당에서 제공하는 물티슈는 정확한 보관방법에 관한 안내가 없고 제조일과 사용기한 표시가 없는 제품이 상당수”라며 “이 때문에 수개월 내지 수년간 보관하고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세균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관련 고시를 개정해 오는 8월 16일부터 일회용 물티슈에 살균제나 보존제의 성분을 표시토록 했지만, 여기에도 물티슈 자체의 유효기간이나 보관기준은 포함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관계자는 “개정한 고시에 유효기관과 보관기준에 대한 규정이 빠져 재개정 하기로 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위생용품관리법이 마련되는 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일회용 물티슈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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