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형평성 문제 제기에
서울시 “다른 업체 추가 지원”
서울시는 지난 1월 “송인서적 부도사태로 중소형 출판사 등 관련 거래업체에 연쇄타격이 우려됨에 따라 시 차원의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 지원하겠다”며 “시·자치구·도서관의 서적구매 예산 중 13억원을 투입해 피해 출판사들의 도서를 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출판 경기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송인서적 부도라는 쓰나미를 맞은 출판사들은 반색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를 낸 몇몇 출판사들에 서울시의 책 주문이 집중됐다는 사실이 출판계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스타강사 설민석씨의 책을 낸 출판사는 500여권을, 수년째 베스트셀러인 <미움받을 용기>를 낸 출판사는 300여권을 주문받았다. 또 다른 출판사 한 곳도 100여권의 주문을 받았다. 세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10~20권의 주문을 받았으며 일부 출판사는 아예 한 권도 주문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출판계에선 서울시가 어려움에 처한 출판계를 지원하겠다면서 실제로는 이미 잘 팔리는 책만 더 팔아준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베스트셀러는 많이 주문되었고 안 팔리는 책은 찾는 사람이 없었다. ‘팔리는 책’이 없는 대다수 출판사들에 돌아온 건 열패감뿐”이라고 썼다.
서울시 관계자는 22일 “극소수 출판사의 책에 대해 주문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오긴 했으나 서울시가 베스트셀러만 샀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애초 피해가 컸던 500여개 출판사들의 책을 집중 구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출판인회의의 요구에 따라 1200개 출판사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고 각 출판사로부터 5종씩의 목록을 받아 모두 6000종의 지원대상 목록을 작성했다. 서울시는 이 목록을 직원들에게 배포해 구매 희망 도서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책 선정을 자율에 맡기다 보니 특정 책에 쏠림이 있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선택되지 못한 도서들은 4월에 예산 1억원을 집행해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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