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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현대차그룹 지주회사는? “현대차”, “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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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최근 계열사들에서 브랜드 로열티 받는 등 준비 정황”

증권가에서 기존 ‘모비스 유력설’과 다른 의견 대두돼 주목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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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주회사는 현대차가 될까, 현대모비스일까.’

정치권에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면서 삼성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외국계 한 증권사가 현대차그룹의 미래 지주회사를 종전 시나리오의 ‘현대모비스’가 아닌 ‘현대차’로 꼽으면서 ‘현대차그룹 지주회사 맞히기’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자존심 경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2일 “현대자동차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구성된 지배구조가 올해를 기점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며 “현대차는 최근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로열티를 받고 있는데 이는 현대차가 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 등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내용의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현대차는 현금 보유량이 많고 활용가치가 높은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그룹 내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라는 점도 ‘현대차 지주회사’ 주장의 핵심 근거가 되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로열티 수취나 현대글로비스 지분 보호예수 해제는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는 현대모비스가 될 것이라는 게 정설에 가까웠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현대모비스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지분을 20.8%나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23.3%) 등을 팔아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현대모비스가 지주회사가 될 것이란 시나리오는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가 순차적인 인적분할과 각사 투자 부문끼리 합병을 거쳐 개편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모비스를 순환출자 핵심 연결고리로 봤다. 현대차그룹의 특징은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면 그룹 전체의 지배가 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총수 일가는 기아차-현대모비스의 연결고리를 끊으면서 현대모비스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비용 면에서도 현대모비스 연결고리 해소에는 4조원이 들지만, 현대차 연결고리 해소에는 7조2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증권계와 달리 지주회사 맞히기 논쟁에 무덤덤한 반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인 국내외 시장 안착과 판매량 확대에 회사의 전 역량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아직은 정몽구 회장의 친정체제가 확고해 그룹 내에서도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면서 “현대차가 되든 현대모비스가 되든 정 부회장으로의 승계가 수월한 쪽으로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이성희 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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