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측 ‘부동의’로 녹화 못해
검, 진술 거부 우려 고육책…지나친 양보라는 지적도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1일 오전 9시35분 박 전 대통령 조사 착수 직후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영상녹화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조사를 녹화하는 데 당사자의 동의는 필요 없다. 형사소송법 244조 1항에는 ‘피의자의 진술은 영상녹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녹화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고만 돼 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영상녹화 문제로 박 전 대통령 측과 대립하다 대면조사에 실패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조사내용 녹음·녹화 불가’는 전제조건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특검은 “사후 투명성·공정성 시비를 방지하기 위해 조사 시 녹음·녹화가 반드시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박 전 대통령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다”고 한 것을 근거로 녹음·녹화를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아닌 경우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앞두고 내부 토의에서 “영상녹화를 하지 않더라도 박 전 대통령의 육성을 가능한 한 많이 피의자 신문조서에 담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법률상 피의자에게는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그냥 녹화할 수 있음에도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물어왔고, 그에 대해 부동의함을 표시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녹화를 거부한 것이라고 한다면 ‘난센스’이자 ‘비문’ ”이라고 주장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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