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흡연 시작 나이, 남성 올랐는데 여성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07년 25.4세 흡연 시작 연령, 2012년 23.6세로 ↓

'20대 흡연 시작' 여성 대폭 늘었지만 30대 시작 줄어

사회적 인식 변화, 담배 회사 마케팅 등이 영향 미쳐

"젊은 흡연 여성을 위한 맞춤형 금연 대책 마련 필요"

중앙일보

담배를 피우고 있는 20대 여성. 흡연을 시작하는 나이가 여성들에게서 내려가고 있다.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 길거리를 걸으면 함께 담배를 피우는 젊은 남성·여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년 남성들이 흡연 구역을 독차지하던 예전 상황과는 다른 풍경이다. 19세 이상 성인 여성의 흡연율은 5.9%(2013~2014년 기준)로 성인 남성(42.6%)보다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남성의 흡연율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여성은 10여년 간 흡연율이 소폭 늘었다. 특히 19~24세 여성은 7.2%, 25~34세 여성은 10%로 상대적으로 젊은 흡연 인구가 많은 편이다.

늘어나는 여성 흡연자 속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나이도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준·이정아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2007~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흡연자 3만5996명(남 1만5290명, 여 2만706명)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흡연 시작 연령은 2007년 평균 25.4세에서 5년 뒤 23.6세로 1.8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남성의 흡연 시작 연령은 18.8세에서 19.1세로 소폭 올라가면서 대조를 보였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나이가 낮아진다는 건 그만큼 '젊은 흡연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흡연 여성 중 20대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비율은 2007년 30.5%에서 2012년 44.9%로 대폭 늘었다. 반대로 30대에 시작한 비율은 32.2%에서 21.7%로 급감했다. 여성들이 대학생 연령대부터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이처럼 젊은 여성 흡연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과거와 달리 여성 흡연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줄고 '가향 담배' 등 담배회사의 여성 마케팅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조홍준 교수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데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보통 여자의 흡연 연령이 남성보다 늦다. 하지만 인식이 달라지면서 20대에 흡연을 시작하는 여성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흡연은 남성 흡연과 마찬가지로 몸에 좋지 않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체내 대사 능력이 떨어져 흡연에 따른 건강 위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 조 교수는 "기존의 금연교육·정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대 흡연 여성이 많다는 게 확인된만큼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금연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1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니코틴과 담배 연구 학회'(Society for Research on Nicotine&Tobacco)에서 발표됐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