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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탄탄한 미국, 불안한 한국…경제지표 역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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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성장률 2분기째 한국 앞서

고용·물가·내수 확연히 대비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에 허덕이면서 성장, 고용, 정책글미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이르면 연내에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5%를 기록하며 0.4%에 그친 한국을 2개 분기 연속 앞섰다. 앞서 3분기 한국의 성장률은 0.6%로 0.9%를 기록한 미국에 5분기 만에 뒤처졌다. 미국이 2개 분기 연속 한국 성장률을 웃돈 것은 2014년 3분기와 4분기에 이어 2년 만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미국 경제는 견조한 소비 증가 속에 기업투자도 늘고 있다. 물가도 2%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심리 냉각으로 내수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는 한국경제와 확연히 대비된다.

OECD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3%, 내년 3.0%로 제시했다. 한국은 올해 2.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한국 경제가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불안과 G2리스크의 압박에 고전하고 있는만큼, 올해 연간 성장률이 뒤집히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이 미국보다 연간 성장률이 낮아지면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한국 -5.5%, 미국 4.4%) 이후 19년 만의 역전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실업률도 문제다. 지난 2월 한국의 실업률은 5.0%로 미국의 4.9%를 추월했다. 한국의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아진 것은 2001년 3월 미국 4.5%, 한국 5.1% 이후 16년 만이다. 미국이 고용 개선 추세가 뚜렷한 가운데, 한국의 고용시장은 산업 구조조정 여파에 청년실업 증가까지 악재가 산적해있다.

한미 양국간 경제지표 역전현상은 하반기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책금리를 0.75∼1.00%로 올리면서, 한국과의 기준금리(연 1.25%)와의 격차는 0.25%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연준이 시장의 전망대로 연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면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2007년 8월 이후 10여년 만에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게 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추가 인상 예고된 미국 금리, 자본유출보다는 시중금리 상승 압력’ 보고서에서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예상되면서 자본유출 우려가 제기되지만, 금융시장 및 경제에 혼란을 야기할 정도의 대규모 자본유출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자본 유출입은 금리 차 외에도 환율에 대한 예상에 크게 좌우되는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을 고려하면 일방적인 원화절하 기대가 형성될 가능성은 크지않다”고 설명했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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