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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사드 부지교환 매듭 전제로 4~5월 전격 배치 '무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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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그래픽] 사드 부지교환 대상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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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제임스 매티스 장관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의 4~5월 배치를 합의한 것은 부지 소유주인 롯데 측과의 부지교환 협상을 전제로 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방부는 28일 "우리 군은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남양주 약 6.7만㎡와 성주골프장 부지 약 148만㎡를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성주골프장 소유주인 롯데상사가 이사회를 통해 부지교환 안건을 승인한 지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교환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그동안 롯데 측이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부지교환 계약에 난색을 표하면서 사드 배치 논의는 한 달 간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대 관문이었던 부지교환 협상이 체결되자마자 가속도가 붙었다. 일각에서는 9부 능선을 넘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국방부는 향후 실전배치까지의 과정에서 필요한 환경영향평가, 주한미군에 부지공여, 시설공사 등 대부분의 절차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기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부지교환을 전제로 환경영향평가 업체를 선정, 용역을 진행해 왔다. 환경영향평가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일반 환경영향평가 ▲전략환경영향평가 3가지가 있는데, 국방부는 그 중에서도 가장 소요기간이 적게 걸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염두에 두고 용역을 의뢰했다.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게 되면 4계절을 모두 지켜봐야 하는 탓에 12개월 이상이 소요되지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6개월이면 충분하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지난해 12월20일에 용역이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1~2개월 뒤면 끝날 것으로 국방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면 시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1~2개월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3~4월 정도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기간 단축을 위해 국방부의 환경영향평가 기간 동안 사드 포대의 기본 설계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설계와 시설공사까지 향후 1~2개월이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프장엔 수도·전기 시설 설치돼 있고 기존 건물 개조해 군 시설로 이용 가능해 시설공사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절차를 밟다보면 최소 5~6월은 돼야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사드 포대만 한국에 옮겨놓는다면 기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 매티스 장관과 한 장관이 비밀리에 합의한 것도 이같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는 크게 네 가지 장치로 이뤄져 있다. X-밴드 레이더(AN/TPY-2), 발사대(Launcher), 요격미사일(Interceptors), 발사통제장치(Fire Control) 등이다. 사드 1개 포대는 6개의 발사대에 요격미사일 8개씩을 장착, 총 48기의 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이 중 레이더와 발사대, 통제장치 등 하드웨어의 운송을 위해서는 화물선을 이용해야 하지만 물리적인 소요시간을 고려해 C-130 등 미 수송기 등을 통해 운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언제든 텍사스 포트블리스에 있는 1개의 사드 포대를 한국으로 운송할 채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성주골프장에 직접 배치하지 않더라도 레이더·발사대 등을 한국으로 옮겨놓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미 육군 제 11방공포병여단은 알파(ALPHA)·브라보(BRAVO)·찰리(CHARLIE)·델타(DELTA)·에코(ECHO)·폭스트롯(FOXTROT) 등 6개 사드 포대를 운용 중이다. 이 중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 1개 포대를 실전배치 하고, 나머지 5개 포대는 텍사스 포트블리스에 순환배치 형태로 하드웨어 테스트와 운용요원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0일 공식 취임한 매티스 장관은 보름만인 지난 2일 첫 해외순방지로 한국을 택하며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미 국방장관이 취임과 함께 한국을 먼저 찾은 것은 최초였기 때문이었다. 일본 방문길에 한국을 들른 것도 20년 만이었다. 때문에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겉으로는 북한에게는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사드·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을 견제한다는 성격도 담겨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매티스 장관은 방한 직전 비행기에서 열린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과 사드 문제를 반드시 논의하겠다"며 방한 목적이 사드배치 때문이었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아울러 매티스 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 후 "우리는 한국 국민, 함께 서 있는 우리 병력(미군)의 보호를 위해 매우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사드 배치 등을 비롯한 방어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사드 배치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한은 대북 경고 메시지와 중국 견제를 위한 다목적 포석이기보다는 한반도 사드 배치라는 철저한 실리를 위해 계획된 것이라는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안보 소식통은 "한미가 아무리 서둘러도 사드의 실전배치까지는 5~6월께야 가능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드 포대를 일종의 이삿짐 형태로 한국에 옮겨만 놓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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